'기분 더러운 하루'를 보내고 집 가는 길...이 노래 7선

2015-09-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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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하아... 진짜 출근하기 싫다. 요즘 회사에 나 괴롭히는 사람 있어.

MBC '무한도전'

"하아... 진짜 출근하기 싫다. 요즘 회사에 나 괴롭히는 사람 있어. 안 그래도 일도 힘들어 죽겠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 L이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다크서클이 배꼽까지 늘어졌다.

누구에게나,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화가 날 때,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할 때, 도대체 나는 왜 이러고 사는지 회의감이 들 때...

이런 날에 어울리는 노래 7곡을 골라 봤다. "오늘도 나를 혼내며 출근한다"는 친구가 퇴근길에 들을 수 있기를, '기분 더러운 하루'를 보낸 독자가 조금이나마 마음을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

1. 신해철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유튜브, EBSCulture(EBS 교양)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그 나이를 먹도록 그 나이를 퍼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이거 아니면 죽음 정말! 이거 아니면 끝장 진짜!

내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게 뭐야! 그냥 되는 대로 사니. 사사, 사는 대로 사니!

이제 기록물로만 만날 수 있는 신해철 씨 노래다. 1999년 발매된 'Monocrom' 앨범에 수록됐다. 직설적인 가사와 밴드 사운드가 정신을 후려친다. 정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2. 혁오 '위잉위잉'

유튜브, KBSKpop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오늘도 의미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위잉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나를 비웃듯이 계속 꿈틀대죠.

혁오가 음원차트 역주행을 한 건 '무한도전' 덕 뿐만은 아니다. 아직 한 번도 혁오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많겠지만 그의 노래를 한 번만 들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난해(2014) 발매된 혁오 앨범 '20'에는 파릇파릇 에너지 넘치는 스무살 감성 대신 그런 감성이 어색한 청춘들의 노래가 담겼다.

3. 윤종신(With 곽진언, 김필) '지친하루'

유튜브, 월간 윤종신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걸. 내가 택한 이곳이 나의 길.

지난해 12월 '출간'된 월간 윤종신 수록곡이다. 슈퍼스타K6 우승자 곽진언 씨와 준우승자 김필 씨가 함께 불렀다. 이 곡은 (아마도 노렸겠지만) 마침 취업 시즌이 마무리될 무렵 공개돼 '지친 하루'를 보낸 청춘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4. 옥상달빛 '하드코어인생아'

이하 유튜브, EBSCulture(EBS 교양)

뭐가 의미 있나. 뭐가 중요하나. 정해진 길로 가는데. 축 쳐진 내 어깨 위에 나의 눈물샘 위에.

그냥 살아야지. 저냥 살아야지. 죽지 못해 사는 오늘. 뒷걸음질만 치다가 벌써 벼랑 끝으로.

어차피 인생은 굴러먹다 가는 뜬구름 같은. 질퍽대는 땅바닥 지렁이 같은 걸.

'하드코어' 가사와 맑은 멜로디. 청춘 힐링곡의 대명사가 된 옥상달빛 노래 '하드코어 인생아'다. 2010년 발매된 '옥탑라됴' 앨범 수록곡이다. 남들보다 늦게 음악 인생을 시작한 옥상달빛 멤버 두 사람이 지금처럼 '스타'가 되기 전 만든 노래다. 가사가 참 구석구석 와닿는다.

5. 장미여관 '서울살이'

만만치가 않네. 서울 생활이란 게. 이래 벌어가꼬 언제 집을 사나.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오네.

월세내랴 굶고 안해본 게 없네. 이래 힘들라꼬 집 떠나온 것은 아닌데.

점점 더 지친다 이놈에 서울살이.

장미여관이 2013년 발매한 정규 1집 '산전수전 공중전'에 수록된 곡이다. 장미여관 음악은 솔직하다. 19금 가사도 많다. 이 곡 '서울살이'는 '이렇게 벌어 언제 서울 아가씨 꼬셔 장가가냐'며 만만치 않은 서울살이를 부산사투리로 표현했다.

6. 팔로알토 '가뭄'

유튜브, hwayong kim

우유부단해진 판단력 때문에 갈팡질팡. 열정의 가뭄, 목마름 결국엔 갈라진 땅.

못할 거 없다는 자신감 그건 자만일까? 나만의 착각일까?

용기를 내고 숨을 내쉬어. 이 뜨거운 땀이 널 위로해 절대로 쉽게 무너지지마.

래퍼 팔로알토(Paloalto)가 빈지노와 함께 부른 '가뭄'이다. 2010년 발매된 앨범 'Daily Routine' 수록곡이다. 앨범 이름에서 느껴지듯 평범한 일상을 구체화하려고 노력한 가사들이 돋보인다. '가뭄' 역시 삶에 대한 갈증, 의욕과 열정을 담은 가사가 콕콕 박힌다.

7. Michael Gray 'The Weekend'

유튜브, AltraModaMusic

I Can't wait for the weekend to begin.

주말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I Can't wait.. for the weekend to begin.

주말까지 기다리기 힘들다고!

I Can't wait.. for the weekend to begin.

주말까지 어떻게 기다리냐고!

for the weekend to begin, begin, begin, begin, begin, begin,......

이번엔 '위키트리' 글로벌에디션 에디터 미리엄(Miriam Basco) 추천곡이다. 그에게 "욕 나올 만큼 힘든 날, 무슨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라 물어보니 주저않고 이 노래를 추천했다.

2007년 발매한 마이클 그레이 앨범 'Analog is On' 수록곡이다. 제목은 'The Weekend'. 앨범이 발매됐을 때 전 세계 곳곳 직장인들이 이 음악을 월화수목금 반복 청취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작곡가는 이 음악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워서 3분 짜리 곡을 늘려 15분 짜리로 편곡해 발표하기도 했다.(바로가기)

역시, 전 세계에 넘쳐 흐르는 '주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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