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베스트셀러 작가 최숙희 표절 논란

2015-09-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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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국내 문학 표절 논란이 '유아 그림책'으로 번졌다.25일 유아 그림책 베스트셀

이하 연합뉴스

국내 문학 표절 논란이 '유아 그림책'으로 번졌다.

25일 유아 그림책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 권위의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최숙희 씨가 표절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최 씨는 1998년 작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보림)'의 표절 사실을 시인하고 2002년 작 '강물을 삼킨 암탉(웅진)'이 다른 작가 그림의 영향을 받은 거 같다고 시인했다.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최 씨는 1998년 펴낸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가 일본 작가 세가와 야스오의 1967년 그림책 '이나이 이나이 바아'에서 "개념을 가져온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단독] 베스트셀러 작가 최숙희 ‘열두 띠 동물…’ 표절 시인

최 씨는 "1997년 보림출판사 편집자가 그 일본 그림책을 들고 왔다. 그 책을 참고해 열두 띠 동물을 넣어 아이들을 위한 까꿍놀이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했다"며 "당시에 그 책의 콘셉트를 차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못한 저의 인식 부족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나이 이나이 비아'에 수록된 그림(왼쪽) 과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에 수록된 그림(오른쪽)/ 연합뉴스

보림출판사 박은덕 편집부장은 위키트리와 인터뷰에서 "(책을 출판하던)1998년 당시 작가, 편집자, 출판사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부족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한 "오랫동안 사랑받은 책을 2014년 5월 영구 절판함으로써 잘못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보림출판사는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표절 논란이 일자 작년 5월 최 씨와 협의해 출판 계약을 해지하고 관련 업계에 이를 전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에 이번 논란이 재점화된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2002년 낸 '강물을 삼킨 암탉'이 미국 작가 레인 스미스의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 그림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왼쪽)과 '강물을 삼킨 암탉'(오른쪽) / 연합뉴스

의혹에 대해 최 씨는 "스미스는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작가"라며 "그러다 보니 '강물을 삼킨 암탉'을 작업하며 저도 모르게 '스팅키 치즈맨(원어 제목)'을 떠올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웅진출판사 측 관계자는 "마술피리 어린이 동화('강물을 삼킨 암탉'이 포한된 전집)는 2012년 이미 절판됐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이어 "책을 좋아해 준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사과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아이가 이 책을 정말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에 납덩이를 올려놓은 것 같았다.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열두 띠 동물 까꿍 놀이'는 15년 넘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유아 그림책으로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논란으로 그 동안 저작권 관련 규정이 거의 없던 그림책에도 저작권과 표절 관련 기준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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