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놀자' 데이트하기 좋은 이색 서점 3곳

2015-09-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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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책을 고르고 구입하고 나가는 서점 시대는 막을 내린 지 오래다. 온라인 쇼핑몰이 성

조용히 책을 고르고 구입하고 나가는 서점 시대는 막을 내린 지 오래다.

온라인 쇼핑몰이 성장하며 오프라인 서점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업계는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 만큼 휘청였다.

그러던 중 책을 읽는 공간뿐만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 조용히 책의 공간을 지켜내는 서점들이 있다. 서점이긴 한데, 이 서점들 어딘가 조금 특이하다.

남들과 조금 다른 이색 서점 3곳을 돌아봤다.

1. '술도 팝니다' 북바이북 (Book by Book)

서점이라 해놓고 갑자기 웬 술이냐고? 서점 맞다. 술 파는 서점.

필자가 서울 상암동에 있는 서점을 방문했을 때는 24일 오후 3시쯤. 은근슬쩍 몰려오는 허기짐을 외면하며 서점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생라면에 생맥 2잔 주세요"

의아한 생각에 매장을 둘러보니 가게 한 편에 생라면을 부숴 가루에 버무려 놓은 안주 상자가 보였다. 이 라면들은 곧 컵에 담겨 맥주와 함께 손님들에게 제공됐다. 손님들은 각기 자리를 잡고 앉아 편안하게 책을 읽으며 맥주와 라면을 즐겼다.

이하 위키트리

이 서점, 어딘가 확실히 낯설다. 생맥주와 함께 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이번에는 책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는 종이가 눈길을 끈다. 무엇인고 살펴보니 책을 읽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일종의 리뷰였다. 이름하여 '책꼬리'

책꼬리를 쓰면 커피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고 하니 리뷰도 쓰고 커피도 마시고 일석이조.

서점 매장 안에는 '일공팔문구사'라는 추억의 문구류를 파는 팝업스토어도 있다.

각종 색연필부터 지우개, 연필깎이, 그리고 요즘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 '종이접기 아저씨' 세트까지. 이십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 여럿이 문구 팝업 스토어 앞을 떠날 줄 모르고 쇼핑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추억에 젖어들었다. 책 이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아 즐거운 서점이랄까.

'일공팔문구사' 문구 팝업 스토어 / 이하 움짤 위키트리

'북바이북'에서는 단순히 책이나 문구류를 사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를 공유하고 배우는 것도 가능했다.

매장 벽면에 붙은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유독 눈에 들어오길래 사장님께 물어봤더니 작가들과 함께하는 번개 포스터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작가번개 외에 캘리그라피 강좌, 그림일기 강좌등 한 달이 빼곡하도록 많은 교양 강좌가 열리고 있었다.

작가번개 포스터 및 강좌 안내 예시

2. '함께 놀자' 오디너리 북샵 (Ordinary Bookshop)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오디너리 북샵'. 이색 서점이라 해놓고 어쩌면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간판이다. 심플하게 '오디너리 북샵'이라고 이름만 적혀있다.

이하 오디너리 제공

'끼익'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눈길을 끄는 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진열된 독립출판물들.

독립출판물은 저자가 기획부터 집필, 유통,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출판물을 말한다. 따라서 글, 그림, 사진 등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형식으로 출판되는 게 특징이다.

서점에는 다수의 독립출판물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도 곳곳에 비치돼있었다.

요즘 대형서점은 깨알같이 나눠진 섹션으로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책을 찾고 읽어야 한다. 사장님은 독자들이 책을 찾으랴 길을 잃는게 싫어 책방을 차렸다고 25일 위키트리에 말했다.

서점이라 해서 책만 판매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디너리북샵에서는 '토토마켓'이라는 이름으로 플리마켓을 진행하고 있었다. 플리마켓에는 의류부터 향초까지 다양한 업체가 들어와 매력을 더했다.

서점이 조금 작은 듯한 느낌이 있다 했더니 이런 공간이 숨어있었다. 이름하여 '성북 작은 가게당'

이곳에서는 때때로 독자들과 작가가 함께하는 워크숍이 진행된다고 한다.

[북토크] 미리보기 ; 시사회2014년 빨간책 <애정놀음>과 2015년 파란책 <단순변심>을 펴낸 '태재'를 드디어 보통책방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금요일, '독자 보고회'의 형식으로 그의 책이나 글,...

Posted by ORDINARY BOOKSHOP on Monday, September 7, 2015

워크숍에는 엄마 손을 잡고 쫄래쫄래 따라오는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지역 문화공간으로써 멋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서점이다.

오디너리 북샵에서는 작가와 함께 책을 완성시키는 워크숍도 진행된다. 나만의 독립출판물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블로그를 통해 신청해 참가할 수 있다.

3. '명동의 자존심' 명동북파크

서울의 중심 명동에 들러본 이라면 최근 한 번쯤 눈여겨봤을 공간이 있다. 바로 명동성당 밑에 자리 잡은 대형서점 '명동북파크'.

명동성당 신관 카톨릭회관 지하 1층에 위치했다. 매니저는 필자가 "혹시 성당..."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손사래를 치며 "성당과는 관련이 없다"며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곳은 명동 성당과는 무관한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운영하는 직영 1호 매장이다.

2만 여 권에 달하는 장대한 도서부수를 자랑하며 인터넷 구매가격과 똑같이 10%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이하 명동북파크 제공

'서점에서 책만 산다?' 이곳에서는 일정 금액의 대여료와 권당 보증금을 지불하면 책을 자유롭게 빌려보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넓디넓은 매장 가득히 채워있는 책을 누비며 읽을 도서를 고르는 여유를 만끽하는 것.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공간이다.

매장 전체가 '책 읽기 좋은 공간'을 모토로 꾸며서 어디서나 편하게 책을 고르고 읽기 쉽다는 게 명동북파크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또 북카페에서는 커피뿐 아니라 글래스 와인(6000원)도 판매하고 있어 책과 함께 나른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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