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천호에 있는 이상한 장애인 좌석

2015-09-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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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네티즌이 CGV 장애인 좌석을 지적했다. 좌석 옆에 높

최근 한 네티즌이 CGV 장애인 좌석을 지적했다. 좌석 옆에 높은 계단과 난간이 있어 스크린 일부가 가려진다는 주장이었다.

현장 사진과 함께 올라온 이 게시물은 보배드림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CGV 천호 아이맥스관(6관)이었다. 네티즌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29일 오후 현장을 찾아가 봤다. 

CGV 천호 아이맥스관 / 이하 위키트리

 

CGV 천호 아이맥스관 장애인 좌석은 모두 4개였다. 스크린 바로 앞에 나란히 위치했고 영화관을 찾은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려 앉을 수 있도록 했다. 

CGV 천호 아이맥스관 장애인 좌석은 A-26부터 A-29까지다  

 

이날 장애인 좌석 4곳을 번갈아 앉아가며 영화 '사도'를 관람했다. (다른 좌석 티켓을 구입해 입장했다. 당시 장애인 좌석은 모두 비어 있었다.)

네티즌 주장처럼 좌석 옆에 일반 좌석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과 난간이 있어 시야를 방해했다. 영화를 보는 도중 간혹 다른 관람객이 이곳을 지나다녀 신경이 쓰였다.

  

계단과 난간이 스크린 일부를 가렸다. 영화 상영 전 다른 영화 예고편이 나오는 스크린을 촬영했다

특히 계단과 난간 바로 옆 A-26 장애인 좌석은 스크린이 절반 가까이 가려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나머지 좌석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좌석이 스크린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 장시간 영화를 볼 때 목이 다소 뻐근하기도 했다.

CGV 천호 장애인 좌석. 사진에서 가장 오른쪽이 A-26 좌석

장애인 좌석이 왜 이렇게 설치됐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좌석만 놓고 본다면 장애인 관람객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확인 결과 CGV 측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CGV 홍보팀장은 29일 위키트리와의 전화통화에서 "CGV 천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아이맥스 스크린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시야 확보를 위해 다른 곳보다 가파른 경사면에 좌석을 설치했다"며 "하지만 장애인 좌석은 이렇게 할 수 없었다. 설계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부터 해당 장애인 좌석에 대해서는 발권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이 이곳에서 영화 관람을 원하면 '미소지기'(CGV 아르바이트 직원)가 부축해 일반 좌석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GV 천호 아이맥스관에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 장애인 좌석을 사실상 놓지 못하냐?"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며 "현실적인 대책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CGV 측은 자사가 운영하는 다른 아이맥스관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법적으로 영화관 좌석 가운데 일정 비율은 장애인 좌석으로 설치해야 한다. CGV 천호 아이맥스관은 351석 규모로 법적 기준에 따라 장애인 좌석 4개를 마련했다. 하지만 CGV 측은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장애인 좌석을 유명무실하게 방치하고 있었다.

관련 법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해당 부분 전문이다.

[장애인 등의 이용이 가능한 관람석 또는 열람석]

관람장 및 도서관 등의 전체 관람석 또는 열람석수의 1퍼센트 이상(전체 관람석 또는 열람석수가 2천석 이상인 경우에는 20석 이상)은 장애인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 등을 고려하여 설치하되, 산정된 관람석 또는 열람석 수 중 소수점 이하의 끝수는 이를 1석으로 본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