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소장자 "1000억 안주면 없애버릴 수도"

2015-10-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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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혜례본 / 이하 연합뉴스 훈민정음 상주본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훈민정음 혜례본 / 이하 연합뉴스

훈민정음 상주본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배익기 씨가 국가에서 1000억 원을 주지 않으면 상주본을 없애버릴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

13일 배 씨는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화재청에서 '팔만대장경'은 한 8000억 원, 훈민정음 상주본은 최소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며 "쌍방(배 씨와 정부)에 일치가 되지 않으면 중간에 없어져 버리면 그만"이라며 협의가 안 될 경우 상주본을 파괴할 의사도 있음을 내비쳤다.

사회자는 "문화재청에 요구한 1000억 원이 사실상 최고금액이라 전례가 없다"고 말을 하자 배 씨는 "솔직한 말로 이런 전례를 만드는 기회도 쉽지 않다"라며 "피카소 그림 한 장도 몇천억 하기도 하는데 달랑 1000억 원에 넘기기로 마음먹은 이상 그 돈도 아까워서 주저한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현재 훈민정음 상주본 보관 상태를 묻자 "박물관에 있는 것 보다는 잘 있을 수가 없다"며 구체적인 상태 언급에 관해서는 거부했다.

지난 3월 집에서 불이 난 배 씨집

훈민정음 상주본은 집현전 학자 8명이 한글 창제 원리와 해석, 용례를 자세히 적고 있는 책이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서울 간송미술관에 보관 중이며 또 다른 한 권이 지난 2008년 고서적 수집상 배 씨가 집안 수리를 하다 발견했다.

배 씨가 발견한 상주본을 두고 골동품 상인 조 모 씨와 소유권 다툼이 있었고 배 씨에게 유죄와 무죄가 번갈아 선고되며 사건이 복잡하게 꼬였다. 더욱이 민사상 소유주로 판명된 조 씨가 사망하며 훈민정음 상주본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검찰과 법원이 수차례 압수수색을 벌었으나 행방을 찾는 데 실패했고, 지난 3월 배 씨 집에서 불이나며 상주본 훼손 여부가 논란이 됐지만 배 씨는 여전히 상주본을 공개하지 않아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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