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청소년이 쉽게 콘돔을 구입할 수 있을까

2015-10-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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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건강형태온라인조사'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중 5.3%가 성경험이

'청소년건강형태온라인조사'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중 5.3%가 성경험이 있다고 한다. 반면 성관계를 한 청소년 중 43.6%만이 피임을 했다고 밝혀 피임에 대한 성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한국에서 청소년은 콘돔을 구매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 유해물건 고시(고시 제2013-51호)'에서는 청소년이 '일반형 콘돔'을 사는데 제한을 두고있지 않다. (☞ 바로가기) 다만, 요철식·약물주입 콘돔 등 일부 '특수형 콘돔'은 청소년이 구매할 수 없다.

그렇다면 '특수형 콘돔'만 아니라면 한국에서 청소년은 콘돔을 쉽게 살 수 있는 걸까?

청소년 A양(18)과 함께 편의점, 약국, 대형 할인점에서 콘돔을 구매해 봤다. A양은 아직 만 19세가 지나지 않아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술, 담배를 구매할 수 없는 미성년자다.

A양 (만 18세) / 이하 위키트리

1. 편의점

A양은 편의점에서 일반형 콘돔(3개입)을 계산대 위에 올렸다. 편의점 직원은 A양이 미성년자인지 모르는 듯해서, A양은 직원에게 "제가 미성년자인데 (콘돔을) 사도 괜찮죠?"라고 물었다.

편의점

직원은 살짝 당황했지만 "괜찮아요. 미성년자도 살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직원은 영수증 밑에 콘돔을 깔아 안 보이게 줬다.

일반형 콘돔(3개입)

2. 약국

A양은 콘돔의 위치를 찾았고, 약사는 저쪽에 저렴한 콘돔이 있다고 알려줬다.

A양은 일반형 콘돔(10개입)을 계산했다. 이어 약사에게 "제가 미성년자인데 사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었다.

약국

약사는 "네, 당연하죠"라며 "학교에서도 배우는 걸요"라고 대답했다. 아까 편의점처럼 약사도 카드 밑에 콘돔을 깔아 건네줬다.

3. 대형 할인점 B사

대형 할인점 B사에서는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할 수 없다는 말이 있었다.

SNS에는 대형 할인점 B사가 콘돔을 '청소년 유해 물품'으로 분류해 직원이 신분증을 확인해야 구매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고, 심지어 콘돔 판매대에 '19세 미만 판매 불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는 글도 있었다.

대형 할인점 B사가 만든 초박형 콘돔을 A양이 무인 계산대에서 계산해봤다. ('초박형 콘돔'은 0.02mm나 0.03mm의 얇은 두께를 내세운 콘돔으로 특수형 콘돔이 아닌 일반형 콘돔으로 분류된다)

초박형 콘돔(3개입)

A양이 초박형 콘돔을 바코드에 찍자 '직원의 호출이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무인 계산대

이어 직원이 달려왔고, 직원은 A양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A양은 "신분증이 없으면 못 사는 건가요?"라고 물었고, 직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당연히 못 사죠. 미성년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은 청소년이 콘돔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A양이 등을 돌리자 직원은 "어린 학생이 용감하네"라고 말했다.

무인 계산대 담당 직원과 대화하는 A양

유인계산대도 비슷했는데, 초박형 콘돔의 바코드를 찍은 직원은 "신분증이 없으면 못 판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은 콘돔은 할인점 내부 규정에서 '청소년 판매 금지' 물품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유인 계산대 담당 직원과 대화하는 A양

SNS에 올라온 글과 다르게 대형 할인점 B사에서 모든 콘돔을 구매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C사의 콘돔과 대형 할인점 B사 자체 브랜드로 나온 일반형 콘돔은 신분증 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즉, 30여 개 콘돔 제품 중 B사와 C사 콘돔을 제외한 다른 콘돔들은 청소년이 구매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형 할인점 B사 직원 중에 청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일반형 콘돔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판매대에서도 어떤 제품이 일반형 제품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대형 할인점 A사 콘돔 판매대

대형 할인점 B사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는 거의 대부분 콘돔이 19금으로 표시돼있었다. 그 중에는 일반형 콘돔도 섞여 있었다.

대형 할인점 A사 공식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두께가 얇은 초박형 콘돔이나 색깔이 있는 칼라 콘돔은 청소년이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콘돔 전문업체 듀렉스 코리아 측은 "초박형 모델인 울트라 씬은 청소년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점 B사에 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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