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 라이브" 여고생 '아델' 이예진 인터뷰

2015-11-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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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영상이다. 현재(25일 오후 6시 기준)까지 재생수가

5일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영상이다. 현재(25일 오후 6시 기준)까지 재생수가 1381만 회를 훌쩍 넘겼다.

유튜브,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

이는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주인공 이예진(18) 양은 이 영상으로 미국 NBC 유명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The Ellen DeGeneres Show, 이하 엘렌 쇼)'까지 진출했다.

유튜브, TheEllenShow

20일(현지시각) 엘렌 쇼에 등장한 이 양은 무대에서 아델의 '헬로(Hello)'를 불러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도 화제가 됐다.

대체 이 소녀는 누구?

25일 서울시 중구 신당동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를 찾아가 이예진 양을 만났다. 영상과 방송에서 본 것처럼 이 양은 오렌지색 넥타이에 귀여운 교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는 이 학교 보컬과 3학년이다.

-어떻게 지내요?

너무 실감이 안 나요. 진짜 꿈만 같은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옆자리에서 어떤 분이 사진과 사인을 부탁했어요. 사인도 없는 학생일 뿐인데... 신기하고 새로웠어요.

-엘렌 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도 놀랐어요. 영상을 올리고 이틀 후 엘렌 쇼 측에서 학교로 연락이 왔어요. 두 번 정도 연락을 나누고 촬영이 확정돼 미국으로 가게 됐어요.

(엘렌 쇼에서) 진짜 많이 떨었어요. 사실 무대에서 많이 안 떠는데, 진짜 떨었어요. 미국에 간 것도 처음이었고, 엘렌 쇼는 유튜브나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건데 그 자리에 가니까 떨리고, 보는 사람도 많으니까 긴장도 돼서 어떻게 한 지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정말 빨리 지나가고 그랬어요.

노래가 끝난 다음에도 엘렌이 다음에 또 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줘서 좋았어요.

이하 위키트리

-유튜브 영상은 어떻게 촬영하게 됐어요?

(지금 인터뷰하는) 이 교실에서 촬영했어요. 영상을 올리기 3일 전쯤 촬영했어요. 화요일(3일)에 촬영하고 금요일(6일)에 올렸어요.

원래 아델을 매우 좋아해요. 신곡이 나오자마자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 곡은 커버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좋은 노래를 함께 공연해보고 싶었어요. 우리 학교가 원래 영상을 자주 촬영하는데, 선생님들께서 제 커버 영상 찍는 걸 같이 도와주셨어요.

영상에 뒷모습이 나온 학생은 작곡과 고2 후배 황순규라는 친구예요. 성실해서 저를 자주 도와줘요. 영상에는 안 나왔지만 기타도 있어요. 그 친구는 저랑 동갑이고 이름은 박근용이에요.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 유튜브 채널, 페이스북에도 올라왔는데

학교와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 채널'이 함께 업로드 해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이곳에 올라온 다음 날 알게 됐어요. 그 날에만 '반짝'하고 끝날 줄 알았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고 끝날 줄 알았는데, 다음날부터 갑자기 많은 사람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도 오고, 댓글도 엄청나게 달렸어요. '이게 뭐지?' 했어요.

하~~~(이예진 양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을 꼭 맞잡았다. 눈은 반짝였다.)

기사나 영상, 댓글을 읽으면 제 것이 아닌 것 같았어요. 다른 사람 기사를 읽는 것 같았고 실감이 하나도 안 났어요. 아직도 기분이 이상해요.

-영상이 왜 이렇게 유명해졌을까요?

제가 학생이라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교복을 입고, 단발머리에 학생인데, 영어를 하는 학생. 이런 느낌이요. 아마 그것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음악은 언제부터 했나요?

어머니께서는 제가 두 살 때부터 노래를 계속했다고 해요. 정식으로 노래를 준비한 건 이 학교 들어올 때였어요. 원래 재미로 노래하는 게 좋아서 부르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이 학교를 알아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중학교 3학년 때 입시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오빠가 좀 음악적인 재능이 있어요. 오빠는 음악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음악을 좋아하고 약간 천재적이에요. 저보다 11살 많아요.

-노래할 때 감정이 풍부한데

가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노래 안에는 다 이야기가 있고, 메시지가 있어요. 그걸 전달하는 게 보컬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노래하기 전에 가사부터 봐요.

아무래도 감정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경험이 더 많아서인 것 같아요. 저와 다른 사람들과 많이 어울려보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이 노래에 스며들어 나온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을 다 뉴질랜드에서 보냈어요. 그전에는 태국에서 국제 유치원을 다녔어요. 어린 시절을 계속 외국에서 보내고 중학교 1학년 때 한국으로 왔어요. 오빠 교육 때문에 갔었어요.

-고3 수험생이죠?

수능 봤어요. 입시 준비 중이에요. 실용음악과는 실기를 봐요. 그래서 수능보다는 아무래도 수시나 정시로 실기를 보는데 경쟁률이 너무 세요. 이제 정시 준비 중이에요.

수시는 다 떨어졌어요. 정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헉. 이렇게 잘하는데 왜 다 떨어졌나요.

그러게요. (웃음)

함께 있던 이준영 서울실용음악고 행정실장은 "대학 실용음악과는 50명 뽑는 데 4000명 지원하고, 수백 명 지원하는데 2명 뽑히고 한다. 뽑히는 게 신기할 정도인 경쟁률"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오디션 프로그램은 안나가봤어요? 22일 SBS 'K팝스타'에서 자작곡 '위성'을 부른 정진우 씨도 이 학교 출신이라면서요. (혁오 밴드 드럼 이인우 씨, 기타 임현제 씨도 서울실용음악고를 졸업했다)

방송은 즐겨봐요. (나가는 건) 너무 무서워요. 제가 겁이 많아서. 나가는 걸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혹시 유명 기획사에서 연락은...?

진짜 꿈 같은게, 정말 많이 왔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고민 중이에요.

-갑자기 유명해졌는데, 부담감은 없나요?

고민이 많이 돼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지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데미안 라이스(Demien Rice)가 제 롤모델이에요. 그분 노래를 들어보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감동도 자주 받아요. 데미안 라이스 노래를 듣고 울며 위로받은 적이 굉장히 많아요. 솔직한 음악을 하시는 분이에요. 노래에 집중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한국 아티스트도 좋아해요. 박정현, 윤종신, 하동균, 선우정아 씨 등이 좋아요.

-겨울 계획은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이 내년 1월에 한국에 오세요. 내한공연을 같이하게 됐어요. 같이 앨범을 내보자는 의견도 나누고 있어요. 그분께서 아델 영상을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또 연습곡 리스트를 적어두고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딱 하나 정한 건 없고요.

-꿈은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작곡도 하고, 프로듀싱도 하고요. 음악 외에도 영화도 좋아하고 예술도 다 좋아하거든요. 그걸 다 아우를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제가 되게 욕심이 많아요. 배움에 대해서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춤도 춰 왔고, 그림도 그렸고, 사진도 영상도 찍고, 예술경영도 배워봤어요. 음악 외에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외에도 가장 하고 싶은 건) 애니메이션 만들기예요. 디즈니를 진짜 좋아해요. 디즈니, 픽사요. 어른들도 감동할 수 있는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전성규 기자와 공동 취재했습니다. (사진 = 전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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