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수고한 나를 위해' 덜 혼잡해서 더 좋은 전시 8선

2015-12-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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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연말 일정에 술, 모임, 파티만 적혀 있다면 한 가지 일정을 추가해보자. 20

12월이다. 연말 일정에 술, 모임, 파티만 적혀 있다면 한 가지 일정을 추가해보자. 2015년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2016년을 계획하는 자신과의 데이트가 필요하다. 데이트 장소는 감성과 이성을 한층 풍성하게 키워줄 전시가 어떨까.

연말에 블록버스터급 전시, 공연을 찾았다간 작품보다 사람 구경에 지치기 십상이다. 그런 낭패를 피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전시들을 제외했다. 여기 소개한 전시들은 개관 전인 '디뮤지엄'을 빼곤 필자가 직접 가봤거나 지인, SNS 리뷰 등을 통해 '덜 혼잡함'이 확인된 것들이다.

한국 최초 사진전시관에서 열리는 세계 유수 작가들의 사진전부터 일본-한국 동시대 젊은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획전과 백남준 작가를 보다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까지 총 8개를 꼽았다. 떠들석하게 홍보되는 전시와 비교해도 작품과 전시공간 분위기 모두 별반 뒤지지 않는 좋은 전시들이다.

만약 이 기사를 보고 전시를 찾았다가 의외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면 '저 사람도 기사 보고 왔나'라 생각하며 너른 마음으로 이해하길 부탁한다.

1. '미인 : 아름다운 사람', 서울미술관(@Seoul_Museum)

이하 해당 전시 포스터

'미인'이라는 주제로 과거에서 현재까지, 동양에서 서양까지 역사와 공간을 가로질렀다. 최근 타계 소식이 전해졌던 천경자 작가부터 김기창, 이인성 등 국내 유수작가와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누구나 들어봄직한 유명 작가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10월 23일에 시작해 2016년 3월 20일까지 이어진다.

2. '백남준 그루브_흥', 서울 세종문화회관미술관(@SEJONG_CENTER)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가 백남준을 대중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 일렉트로닉 TV, TV조각 등이 전시됐다. 백남준 연구자 김남수 씨 사회로 백남준 관련 전문가들이 그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미술 토크 콘서트'도 마련됐다. 지난 11월 13일에 시작해 2016년 1월 29일까지 이어진다.

3. '스파셜 일루미네이션-아홉개 방의 아홉 빛(Spatial illumination-9 Lights in 9 Rooms)', 디뮤지엄

유튜브, DaelimMuseum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Daelim_museum) 개관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9개의 독립적인 방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이트 아트 작가 9명의 작품이 설치된다. 각각 빛의 환영, 빛의 조각, 빛의 리듬, 빛의 바람, 빛의 그림자, 빛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빛을 재료로 한 '라이트 아트(Light Art)' 전시는 국내에서 드물게 선보이는 실험적인 방식이다. 낯선 방식으로 빛을 체험할 수 있다. 오는 5일부터 2016년 5월 8일까지 이어진다.

4. '에꼴 드 이응노', 대전이응노미술관

'에꼴 드 이응노' 전은 고(故) 이응노 작가의 교육 활동에 주목한 전시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이응노 작가는 '파리동양미술학교', '고암화숙' 등 미술교육기관 설립자이자 교육자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는 파리동양미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화를 가르치던 이응노 작가의 회화와 기록물 등 200여점이 공개됐다. 지난 9월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5. '안규철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을 대표하는 중진작가 개인전 프로젝트 일환이다. 안규철 작가는 이 프로젝트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다. 1980년대 중반부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안규철 작가는 생각의 틀을 깨고, 넓히는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신작 8점으로 구성됐다. 1000명의 관객이 문학작품 필사에 참여하는 '1000명의 책', 관객들이 쓴 메모지가 만드는 '기억의 벽' 등 관객 참여형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1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MMCAKOREA) 서울관에서 이어진다.

6. '아티스트 파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국립 신미술관이 공동기획한 전시다. 동시대 미술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두 나라 출신 20~40대 젊은 작가 12명이 전시에 참여했다. 약 200점 작품이 전시됐다. 국내 참여 작가 중에는 여성 노동자 다큐멘터리 '위로공단' 임흥순 감독도 포함됐다. '위로공단'은 지난 5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지난 11월 10일부터 2016년 2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이어진다.

7. '바보전', 복합문화공간 에무(@emuartspace)

이 전시는 누구에게나 있는 '원초적 존재'를 바보라 일컬으며 기획됐다. 자연스런 공감 능력을 잃은 채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을 낯설게 보는 작품들을 모았다. 동양화가 6명, 서양화가 6명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위선적인 엘리트를 비판했던 르네상스 사상가 에라스 무스를 딴 '에무'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은 서울 종로에 있다. 전시는 지난 10월 30일부터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8. '바디 스피킹 워즈(Body Speaking Words)', 한미사진미술관(@h_photomuseum)

국내 최초 사진미술관 '한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시다. 의사를 전달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인간의 몸에 주목했다. 몸의 말을 카메라로 포착한 사진들이다. 구본창, 서순삼, 천경우 등 한국 출신 작가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만 레이, 리치 야마구치, 개리 위노그랜드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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