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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해 8월 31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잠자던 김모(20)양은 이상한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발작 증세를 일으킨 자신의 아버지(58)가 쓰러지며 낸 소리였다. 김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김양은 서둘러 119에 도움을 청했다.
 
상황의 위급성을 파악한 충북도 소방상황실은 김양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양은 상황실 요원의 지도에 따라 깍지를 낀 손으로 김씨의 흉부를 반복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CPR를 시작한 지 1분이 지나자 김씨의 심장이 조금씩 반응했다.

이하 연합뉴스
 

꺼져가던 생명의 불길이 미약하게나마 다시 살아난 덕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도 신속하게 구조에 나설 수 있었다.

전기 충격기인 심장 제세동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옮길 때까지 추가로 충격을 가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지난해 5월에도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아버지를 발견한 아들이 119대원의 응급지도에 따라 3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버지의 목숨을 살렸다.

위험에 빠졌던 이들의 생사가 결정된 시간은 불과 4분 안팎이었다.

4분의 기적이라 불리는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응급조치다.

충북대학교병원 권역 응급의료센터장인 박정수 교수는 "심정지로 갑작스럽게 환자가 쓰러지면 시간이 지나면서 뇌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중단된다"며 "결국 뇌 손상을 입게 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초기 심폐소생술이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응급 처치는 전문가나 119구급대에 맡겨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일반인들은 여전히 심폐소생술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충북에서 구급차로 이송된 급성 심정지 환자 1천222명 가운데 신고자가 119구급대원의 응급 지도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경우는 30.4%(372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이 응급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셈이다.

도 소방본부 구조구급과 김일화 소방교는 "심폐소생술을 하다 환자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초기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급한 심정지 환자는 119구급대원의 지도를 받아 응급처치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현행법상 일반인이 응급환자에게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하다 문제가 되더라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응급처치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상해에 대해 민사·형사 책임을 묻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도 감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키워드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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