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입맛 고려" 한국 제품만 값싼 원료 넣은 허쉬

2016-01-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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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원료 혼합 비율이 다르다?미국 초콜릿 브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원료 혼합 비율이 다르다?

미국 초콜릿 브랜드 '허쉬'가 이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허쉬 초콜릿이 미국에서 직수입하면 재료가 카카오버터인데 한국에서 제휴로 만들고 나면 식물성유지(팜유)로 바뀐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쉬 크리미 밀크 초콜릿'에는 '식물성유지(팜유)'가 들어가 있다. 초콜릿 이름에 '크리미'라는 표기가 들어간 제품에는 여지없이 팜유가 적혀 있다.

시중에서 직접 구입한 ‘허쉬 크리미 밀크 초콜릿’. 식물성유지가 포함돼있다 / 위키트리

본래 초콜릿은 카카오 매스(순수한 카카오가 액체 형태로 녹아 있는 것)에 카카오 버터, 설탕, 우유 등을 섞어 만든다. 그 가운데 카카오 버터는 카카오 매스에서 뽑아내는 지방질이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에도 사용될 만큼 안정적인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제한된 수량과 비싼 가격이다.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결정 구조까지 가지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 버터 대체재로 많이 사용되는 지방이 바로 팜유(Palm Oil)다. 보통 팜유가 들어가면 '저급 초콜릿'으로 여겨지곤 한다. 식물성 오일이지만 동물성 지방과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 현지 제품과 달리 한국에 유통되는 초콜릿에만 '팜유'가 사용된 걸까.

"한국인 입맛 고려했다" VS "경제성 위한 것"

네티즌들은 허쉬 초콜릿 수입 업체 롯데제과 측이 '현지화'라는 명목 아래 값싼 재료로 변경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

롯데제과 측은 위키트리에 "모든 제품을 허쉬 본사에서 제어한다"며 "롯데제과 측은 제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순전히 수입해서 판매할 수 있는 권한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원료 혼합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는 허쉬 측 입장도 들어봤다.

허쉬 초콜릿 / commons.wikimedia

허쉬 코리아 측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원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팜유를 넣은 것은)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초콜릿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보통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부드러운 맛이 강하다. 한국 소비자들이 그 맛을 선호한다"며 "소비자 조사를 한 뒤 맛을 리뉴얼하면서 소량 팜유 성분을 넣은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 자료는 내부 자료라는 이유로 받아 볼 수 없었다.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췄다"는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수제 초콜릿 전문점 카카오봄 고영주 대표는 "여태까지 한국 사람들이 초콜릿으로 알고 먹고 있던 것들이 대부분 팜유가 들어간 '준 초콜릿', '가공 초콜릿'이었다"며 "(허쉬가) 한국 초콜릿 수준을 그 정도라고 생각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팜유를 넣는다는 것은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 등 경제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팜유 제로 캠페인'을 했던 녹색소비자연대 측도 고 대표와 같은 의견을 내놨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맛으로만 따지면 팜유가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이 더 좋다"며 "입맛이라기보다는 맛을 일괄적으로 제품을 뽑아낼 때 좋기 때문에 팜유를 쓴 것으로 보인다. 비용과 생산 편의성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허쉬 코리아 측은 "투자가 다시 들어간 부분도 있다"며 경제적인 이유로 원료 혼합 비율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격은 오르고 용량은 줄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몇몇 제품 가격이 인상된 것은 맞지만 제품 자체가 (리뉴얼되며) 바뀌었기 때문에 동일 비교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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