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미끼로 구직자 98명 등쳐 10억 '꿀꺽'

2016-01-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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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자료사진) / 위키피디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화물차 기사로 채용해주

화물차 (자료사진) / 위키피디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화물차 기사로 채용해주겠다며 100명에 가까운 구직자들에게서 10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5일 "화물차를 구입해 기사로 일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차량 계약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바지사장'을 앞세워 유령 물류회사를 차려놓고 2010년 1월부터 작년 4월까지 모두 98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일당은 인터넷 생활정보지에 낸 화물기사 구인공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1t 화물차를 구매하면 배송기사로 채용해주고, 400만∼600만원의 월수입과 4대 보험을 비롯해 상여·퇴직금, 유류비, 식대 등을 보장하겠다고 꼬드겼다.

이들은 구직자들에게 차량 계약 서류를 내밀어 믿음을 샀다. 이 서류는 자동차 회사에 "앞으로 차량을 많이 주문하겠다"며 50여만원의 계약금만 내고 미리 받아놓은 것이었다.

대부분 서민인 피해자들은 고수익이 보장된 직장을 얻는다는 생각에 덜컥 계약금 200만원을 건넸다. 차량 대금을 미리 내겠다면서 2천여만원을 낸 피해자도 있다.

김씨 일당은 구직자들에게 차량을 인도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면 잠적한 뒤 다른 곳에서 새 사무실을 여는 방식으로 모두 세 차례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전에도 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징역형을 살았다.

그는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법인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도주하기 전 사무실에서 자신의 지문을 모두 지우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꼬리를 밟혔다.

경찰은 공범 김모(38·여)씨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최모(53)씨 등 5명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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