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첫 우주 유영, 동료 우주인 헬맷에 물 새 중단

2016-01-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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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16일 새벽(한국시간) 국제우주정

이하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16일 새벽(한국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 바깥에서 우주 유영을 하던 우주인 중 한 명의 헬멧에 물이 새어 나온 것이 발견돼 우주유영이 중단됐다. 이날 우주유영은 영국인이 참여한 사상 첫 사례였다.

미국 국립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미국의 팀 코프라(52)와 영국의 팀 피크(44)가 수행 중이던 우주유영이 계획보다 약 2시간 이른 16일 오전 2시 31분께 종료됐다.

이날 우주유영은 원래 6시간 반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팀 코프라의 헬멧 안쪽에 물거품이 형성된 것이 발견됨에 따라 지상 관제소가 안전 확보를 위해 우주유영을 중단시켰다. 공식 기록상 우주유영 시간은 4시간 43분이었다.

이는 2013년 이탈리아 우주인 루카 파르미타노의 헬멧에 갑자기 물이 차올라서 익사할 고비를 겪은 적이 있는 전례를 참고한 것이다.

이번 경우는 코프라가 헬멧 안이 축축하다고 보고함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우주유영을 조기에 중단시킨 것이며 우주인들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NASA는 설명했다.

이번 우주유영의 주목적은 고장 난 전압 조절기를 교체하는 것이었으며, 우주유용이 중단된 시점에 코프라와 피크는 작업을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

코프라는 물에 젖은 부분이 길이 10cm, 높이 5cm 정도였으며, 물이 차가왔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 우주복 내 냉각용 루프에서 물이 새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피크는 코프라의 헬멧에 '물의 막'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코프라는 우주유영에 나서기 전에 우주복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별다른 증상은 느끼지 못한다고 보고했으며, 관제소는 센서가 고장 나 경보가 울렸다고 판단하고 우주유영을 개시토록 했다.

이날 피크는 우주유영을 한 첫 영국 우주인이 됐다. 전에 우주유영을 했던 우주인 중 미국 국적과 영국 국적을 동시에 지닌 경우가 있었으나, 이들은 모두 미국인 자격으로 우주비행을 했다. 첫 영국인 우주인은 1991년 러시아의 옛 미르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화학자 헬런 샤먼이었다.

피크가 ISS 바깥으로 나가자 ISS 내에 있던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는 안쪽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해 피크의 우주복 팔에 새겨진 영국 국기가 보이도록 한 후 "저 바깥에 그 영국 국기가 나가는 것을 보니 멋지다"라며 "(영국 국기는) 세계 곳곳을 탐험했는데 이제는 우주까지 탐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크는 "영국 국기를 달고 있어서 기쁘다. 영광이다. 자랑스러운 순간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우주유영에 나선 두 우주인의 이름이 '팀'으로 똑같았기 때문에 혼동을 피하려고 관제소는 이들의 이름과 성을 함께 불렀다.

다만, 이들의 목소리와 말투가 판이했기 때문에 구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코프라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출신이고 피크는 잉글랜드 남동부 웨스트서섹스 출신이다.

이날 영국의 전설적 록그룹 비틀스의 전 멤버인 음악가 폴 매카트니는 트위터로 "우리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압박을 주려는 건 아니예요! 우주에서 즐거운 야외 산책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영국 우주인의 첫 우주유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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