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으려 했는데" 남편 장보는 사이 숨진 아내

2016-0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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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여보! 어떻게 이런 일이…"제주시 용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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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여보! 어떻게 이런 일이…"제주시 용담동 한 주택에 세들어 사는 강모(45)씨는 1일 오전 9시 30분께 집에 오자마자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8시간 전인 오전 1시 45분께 집에 불이 나 아내인 김모(28)씨가 숨졌다.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한 사이 이 같은 끔찍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2010년 아내는 양쪽 다리가 마비되는 사고로 장애인 등록을 하는 등 몸이 불편해 남편 강씨가 살림을 도맡았다.같은 주택에 사는 이웃들은 이들 부부의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았고 남편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해 번 돈으로 장을 봐 음식을 사오며 아내를 돌봐왔다고 전했다.이날도 귀갓길에 동네 편의점에 들려 아내와 나눠 먹을 음식을 사 들고 왔지만 뒤늦게 억장이 무너지는 현실과 마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씨가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하는 지체장애인이었기에 화재가 나도 제대로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가 시신으로 발견된 당시에는 10㎡ 남짓한 안방 문 바로 옆 간의 침대에서 반대편 창문 쪽 이동, 웅크린 채 있었다.김씨가 숨져 있던 방에는 전화기도 있었으나 순식간에 퍼진 연기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화재 신고도 불을 감지한 경보기가 울리면서 옆 가구 세입자가 119 소방당국에 신고하게 됐다.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10분여 만에 불을 껐으나 김씨가 있던 안방은 모두 타버린 뒤였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들이 세들어 사는 곳도 지난해 12월 연세 250만원을 내 입주한 곳이다. 그마저도 3월까지는 방을 비워줘야 할 막막한 상황이었다.경찰과 소방당국은 안방의 전기 배선 등에서 누전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방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시행, 정확한 사인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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