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결근 아무도 몰라" 월급만 챙긴 공무원

2016-02-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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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스페인의 한 공무원이 최소 6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스페인의 한 공무원이 최소 6년 이상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아무에게도 발각되지 않은 채 꼬박꼬박 월급을 타간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인 남서부 도시 카디스에서 1990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호아킨 가르시아(69)는 1996년 수도국으로 발령받아 폐수 처리 시설 감독 업무를 맡았다.

2010년 근속 20년이 됐을 때, 부시장은 장기근속 기념 메달 수상자 명단을 확인하다가 급여 대상자 명단에 있던 그의 이름을 보고 "이 사람 어딨지? 그가 아직 있었나? 은퇴했나? 죽었나? 생각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에 말했다.

사무실에서 가르시아의 바로 맞은편 자리에 앉던 상사는 몇 년째 그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고, 부시장은 가르시아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부시장은 "어제 뭘 했는지, 지난달엔 뭘 했는지 물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소 6년, 길게는 14년 동안 제대로 출근하지 않고도 들키지 않은 채 세전 3만7천 유로(약 5천만원)의 연봉을 받아간 것이다.

그가 출근하지 않은 동안 수도국에서는 가르시아가 시의회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시의회는 그가 수도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여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국은 가르시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법원은 그가 최소 6년 동안 출근하지 않았고, 2007년부터 퇴사한 2010년까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며, 그의 세후 연봉에 해당하는 2만7천 유로(약 3천680만원)를 벌금으로 내라고 결정했다.

가르시아는 법정에서 일과 시간을 지키지는 않았지만 사무실에 출근했다며 자신의 가족이 사회주의적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고 그래서 한직으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양할 가족이 있고 나이 때문에 다른 직업을 얻지 못할까봐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렸으며, 자신의 처지를 매우 비관해 정신과 치료도 받았고 철학서를 탐독했다고 그의 지인들은 전했다.

판결 이후 그는 시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벌금을 내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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