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난 '다이소 스마트폰 렌즈' 사용기

2016-03-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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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하다 우연히 다이소 스마트폰 렌즈에 대한 후기를 봤다. 이 글 밑으로 렌즈에 대한

SNS를 하다 우연히 다이소 스마트폰 렌즈에 대한 후기를 봤다. 이 글 밑으로 렌즈에 대한 호평 글이 줄을 이었다.

'도대체 어떻길래?'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 방문한 다이소에서 '품절' 소리를 듣고 점포 여섯 군데를 거쳐 렌즈를 손에 넣었다. 5000원을 주고 산 제품을 뜯으니 어안, 와이드(광각), 마이크로(접사) 등 모두 3개 렌즈가 들어있었다. 함께 들어있는 클립에 렌즈를 결합한 뒤 스마트폰에 끼워 사용하라고 쓰여 있었다.

왼쪽부터 어안, 와이드(광각), 마이크로 등 모두 3개 렌즈가 들어있었다. 오른쪽 클립에 결합해 사용한다 / 이하 위키트리

요즘 봄이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한 손에는 아이폰과 스마트폰 3종 렌즈를, 다른 한 손에는 DSLR을 들고 지난 16일 고궁 출사를 나갔다. 비교한 사진들은 모두 같은 자리에서 스마트폰 렌즈와 카메라만 바꿔 촬영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에 섰다. 광화문과 도로 사이 간격이 좁아 아무리 상체를 뒤로 젖혀도 광화문을 사진에 다 담아내기 힘들었다. 옆에 있던 관광객은 사진을 찍기 위해 도로 아래로 내려갔다가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도 했다. 다이소 와이드 렌즈를 스마트폰에 끼워봤다.

스마트폰에 다이소 와이드렌즈를 결합해 찍은 광화문 사진이다

확실히 담아내는 범위가 더 넓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일부러 뒤로 가거나 상체를 젖히지 않아도 원하는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어안렌즈를 끼우니 찍히는 범위가 더 확대됐다.

왼쪽은 최대한 도로 쪽에 붙어서 렌즈 없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오른쪽은 같은 위치에서 스마트폰 어안렌즈로 찍은 사진이다

광화문을 넘어서 근정전에 다다랐다. 근정전은 경복궁 내 단일 정전 중 가장 크다. 이 큰 건물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니 쉽지 않았다. 사진에 근정전이 문만 나오거나, 혹은 카메라 하도 아래로 놓고 찍어 얼굴이 '광어'처럼 나오거나 둘 중 하나였다.

클립 형태로 끼워 쓰는 렌즈 장점은 스마트폰 후방뿐 아니라 앞면에도 끼울 수 있다는 점이다. 셀카를 찍을 때도 와이드 기능이 똑같이 적용됐다. 작정하고 여행을 갈 때야 셀카봉을 쓰겠지만, 평소엔 귀찮아서 안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 렌즈는 휴대가 간편하니 즉흥적으로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겠다.

왼쪽은 렌즈 없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오른쪽은 같은 자리에서 다이소 어안 렌즈를 사용해 찍은 사진이다. 셀프 카메라로 찍을 때는 이 앵글 그대로에 '내 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고궁은 아래서 바라볼 때 선이 예쁘다. 선 끝을 담기 위해 와이드 렌즈를 사용했다. 위는 다이소 스마트폰 와이드 렌즈, 아래는 DSLR 캐논 EOS 700d로 찍은 사진이다. DSLR은 기본 번들렌즈(18-55mm) 초점거리 18mm로 찍었다

근정전 왼편 문을 지나 경회루로 향했다. 연목 위에 우뚝 서 있는 경회루 뒤로 북악산과 인왕산이 보인다. 절로 셔터에 손이 가는 풍경이다. DSLR로 담은 사진과 와이드 렌즈를 사용한 사진을 비교했다. DSLR은 캐논 EOS 700D 기종에, 렌즈는 가장 흔히 사용하는 기본 번들 렌즈(18-55mm)를 사용했다.

같은 자리에 서서 위는 다이소 스마트폰 와이드 렌즈, 아래는 DSLR 캐논 EOS 700d 초점거리 18mm로 찍은 사진이다

DSLR 렌즈가 광각렌즈가 아니었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풍경 전경을 담아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DSLR 사진이 선명도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스마트폰 와이드렌즈는 화각을 넓히면서 가장자리가 흐릿해졌다. 누군가는 가장자리가 검게 되는 현상이 거슬릴지도 모르겠다.

정전 사이 뜰을 지나다 멈췄다. 봄기운에 꽃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보일락 말락, 아직은 부끄러운 모습이다. 접사 렌즈를 써볼 때다 싶었다. 다이소 스마트폰 렌즈 속 접사 렌즈는 흡사 '돋보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사체에 거의 밀착시켜야 한다.

위는 스마트폰 접사 렌즈로 찍은 사진, 아래는 DSLR 초점거리 55mm로 찍은 사진이다

수줍게 얼굴을 내민 산수유에 접사 렌즈를 거침없이 들이댔다. 어안렌즈와 와이드렌즈를 썼을 때와는 다른 탄성이 속으로 느껴졌다. 소인국 속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화질도 선명했다. 접사만 놓고 본다면 무거운 DSLR이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기지개 켜는 봄꽃을 덕수궁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스마트폰 접사 렌즈로 찍은 사진이다. 덕수궁과 경복궁 등 4대 궁 속 꽃은 이달 말부터 피기 시작해 내달 중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그때 다시 꽃을 만나리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유용하진 않겠지만 가성비는 좋다"

다이소 스마트폰 렌즈에 대한 총평이다. 들어 있는 3개 렌즈 중에서는, 접사> 어안> 와이드 렌즈 순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다이소 접사 렌즈로 찍은 꽃 사진이다. 지인이 받은 꽃에 접사 렌즈를 들이댔다.

꽃가루가 묻은 수술과 꽃잎 결까지 자세하게 보인다

16일 다이소 측은 "이 스마트폰 렌즈가 입소문을 탄 뒤로 다이소 본사 측엔 재고가 떨어졌다"며 "현재 다시 제조사에 발주를 넣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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