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에 관심있나요?"…'파나마 페이퍼스' 탄생시킨 메시지

2016-04-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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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처음 자료를 받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바스티안 오베르마이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처음 자료를 받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바스티안 오베르마이어 기자와 동료 프레데리크 오베르마이어 기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안녕하세요. 존 도(John Doe)입니다. 자료에 관심 있나요?"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유명인사들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는 이런 의문스런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존 도'는 신원을 알 수 없거나 비밀로 해야 할 때 쓰는 남성형 가명이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 있는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바스티안 오베르마이어(38) 기자는 이런 익명의 제보 메시지를 받고 즉각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오베르마이어 기자는 이후 '존 도'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자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와 동료인 프레데리크 오베르마이어(32)가 존 도로부터 받은 자료는 1천150만 건에 이르렀다. 일반적인 책에 담으면 3만8천 권에 이르는 분량이었다.

두 기자는 결국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전 세계 70개 국가, 100개 매체, 370명의 기자가 참여한 유일무이한 협업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아직도 제보자가 누구인지, 왜 자신들에게 접근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오베르마이어 기자는 "어떤 번호도, (연락한) 시기도, 여전히 연락하고 있는지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암호화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어떤 날은 아내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는 '범죄를 공개하고 싶다'고 동기를 밝혔으며, 한 번도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그는 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현직 국가 지도자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등 유명 인사와 그들의 친인척이 연루됐으며, 폭로 하루 만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는 등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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