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단속 안 걸려" 얌체주차 넘쳐나는 시가지 보행로

2016-04-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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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15일 오전 10시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한 수입차 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15일 오전 10시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한 수입차 전시장 앞 보행로에는 외제 승용차 10여 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보행로에 전시된 수입차 / 이하 연합뉴스

측면에 브랜드를 크게 표시한 홍보용 승용차 등이 보행로를 주차장 겸 외부 전시장인양 활용하고 있었다.

일렬로 늘어선 차들은 모두 전시장 쪽으로 바짝 붙여서 주차됐지만, 보행로 전체 너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차들은 붉은 보도블록으로 표시된 자전거도로에도 한쪽 바퀴를 걸치고 있었다. 행인이나 자전거는 나머지 절반의 공간으로 지나다녀야 했다.

지난해 6월 수입차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개장한 이후 이런 현상은 이 구간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학원가가 형성된 남구 옥동, 상권이 밀집한 남구 삼산동과 달동 등 도심에서는 보행로 불법주차가 만연한 상태다.

이 때문에 행인들은 인도에서 차를 피해 걷는 등 보행권을 침해당하고, 자전거는 수시로 멈춰서야 하는 자전거도로 대신 아예 차도를 이용하는 일이 다반사다.

보행로에 주차된 차량

이처럼 보행로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손쉽게 주차단속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자치단체는 신호대 등에 설치된 고정형 무인카메라, 단속차량에 부착된 이동형 카메라, 주차단속원 등 3가지 방법으로 불법주차를 단속한다.

최근에는 주요 간선도로에서 단속카메라를 탑재한 시내버스가 운행 중 도로변에 주차된 차를 촬영하는 방식의 단속 방법도 도입됐다.

그러나 카메라를 활용한 단속은 모두 차도에 주차된 차량 위주로 이뤄진다. 카메라 각도가 주로 차도 쪽으로 맞춰지기 때문이다.

결국 보행로 불법주차 단속은 모두 주차단속원의 몫인데, 부족한 단속 인력에다 반발 민원 등으로 엄격한 단속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느슨한 단속 탓에 인도에 차를 올리는 얌체행위가 근절되기는커녕 점차 증가하고, 보행자만 사고 위험과 불편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16일 "단속 카메라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현재 시스템으로는 인도까지 커버하기가 어렵다"면서 "주차단속원을 동원해 단속을 강화할 것이며, 운전자들도 스스로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행로 주차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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