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선수가 유독 탈세 혐의에 놓이는 이유

2016-04-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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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누 코레이아 인스타그램축구 선수들의 탈세 소식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번에 탈세

아드리아누 코레이아 인스타그램

축구 선수들의 탈세 소식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번에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는 아드리아누 코레이아(31·바르셀로나)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아드리아누가 검찰 수사 선상에 놓였다고 전했다. 초상권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포르투갈 마데이라 제도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혐의다. 그가 탈세한 세금은 70만 유로(약 9억 800만 원)로 전해졌다.

Adriano in tax fraud probe - MARCA English

사실이라면 세계적 선망의 대상인 명문 구단 축구 선수가 국민의 의무를 져버린 것이 된다. 그것도 일반인들이 상상하지 못할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가 말이다. 하지만 이를 접한 이들의 반응은 '놀라움' 보다 '이번에도'다. 아드리아누 이전에 축구 선수들의 탈세 혐의가 빈번하게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축신' 리오넬 메시의 유일한 약점... '탈세'

리오넬 메시 /이하 FC 바르셀로나 인스타그램

'축신' 리오넬 메시(28·바르세로나)는 어느덧 탈세 혐의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이미 50억 원 대 세금 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가 이달 초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에까지 이름이 거론돼서다.

파나마 페이퍼스(☞바로가기)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 정리 문서다. ICIJ 소속 전 세계 107게 언론사가 합동으로 지난 1년 동안 조세 회피 현황을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메시만 오른 게 아니었다. 메시 아버지 호르헤 메시도 언급됐다.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Mega Star Enterprises)'라는 역외 회사 실제 소유주가 메시 부자라는 것이다. 숨긴 돈은 410만 유로(약 53억 원)로 알려졌는데, 메시 자필 서명 이미지까지 스페인 매체 엘 컨피덴셜에 유출된 상태다.

메시 뿐 만이 아니다... 마스체라노는 혐의 인정, 네이마르는 유죄 판결

마스체라노(왼쪽)과 네이마르

탈세가 메시 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1·바르셀로나), 네이마르(24·바르셀로나), 호마리우(50·은퇴), 가브리엘 에인세(38·은퇴) 등도 탈세로 곤욕을 치렀다.

마스체라노는 탈세를 인정한 케이스다. 그는 지난해 10월 스페인 법정에 출두해 세금으로 내야 할 110만 유로(약 18억 원)를 내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단 '대리인의 실수'라고 전했다. 이후 마스체라노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를 벌금형으로 대체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에는 네이마르가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브라질 법원은 네이마르에게 추징금 3500만 파운드(약 580억 원)를 부과했다.

탈세한 것으로 전해진 1100만 파운드(약 182억 원)에 벌금 이자 2500만 파운드(약 415억 원)까지 더해진 것이다. 네이마르는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상고 의사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왜 다들 남미 선수인가...

아드리아누, 메시, 마스체라노, 네이마르.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FC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때문에 일부 축구 팬들은 '바르셀로나에서 뛰려면 탈세 혐의쯤은 있어야 한다', '탈세셀로나'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 탈세'로 한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오히려 이들이 모두 남미 출신이라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wikipedia

남미 선수들을 탈세 혐의에 놓이게 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건 '축구계 검은 손' 서드 파티(Third-Party)다.

서드 파티는 구단과 선수를 제외한 제3자가 선수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선수가 이적할 때 이적료의 상당 부분을 나눠 챙기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구단은 유망주를 사들이고 싶지만 마땅한 영입 자금이 없을 때 돈 많은 기업이나 개인 등을 제3자로 끌어들인다. 제3자는 자금을 대고 그 대가로 선수에 지분을 얻게 된다. 이후 선수가 이적을 하면 보유한 지분만큼 이적료를 '뒷돈'으로 챙긴다.

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유망주들이 많고 자금력은 불안정한 남미에서 주로 행해져왔다. 이후 그들이 유럽 등지로 진출하면서 많은 자금이 '서드 파티'로 흘러들어 가게 됐고, 그 묘연한 자금의 행방이 선수들의 세금 포탈 혐의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네이마르 탈세 관련 혐의와 관련이 많은 부분이다.

물론 '세금 게이트'를 전적으로 서드 파티로 인한 무고한 선수들의 피해라고 할 수는 없다. 남미는 오랜 군사독재와 부패 정권을 거치면서 탈세가 만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선수들 역시 세금과 관련된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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