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해 던진 아이들 이불로 받아낸 시민

2016-04-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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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평택시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에서 불이 났다. 해당

29일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평택시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에서 불이 났다. 해당 건물 4층에 거주하던 A(30·여·나이지리아 국적)씨는 집에 함께 있던 4살, 3살 딸과 한 살배기 아들과 베란다로 대피한 뒤 바깥에서 시민이 펼친 이불 위로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 이하 송탄소방서 제공

(평택=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화재 연기를 피해 건물 4층 높이에서 1층 바닥으로 추락하는 아이 셋과 30대 어른을 시민이 이불로 받아내 목숨을 살렸다.

불이 난 건물

29일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평택시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 양복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4층에 거주하던 A(30·여·나이지리아 국적)씨는 집에 함께 있던 4살, 3살 딸과 한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베란다로 대피했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계속해서 솟구치는 상황에서 A씨 가족이 옴짝달싹 못하자 바깥에서 이를 본 일부 시민이 이불을 가져와 가장자리를 각각 잡고 넓게 펼치고선 "뛰어내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A씨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아이 셋을 연달아 이불 위로 떨어뜨린 뒤 자신도 창문 틀을 밟고 올라 이불 위로 몸을 던졌다.

시민은 윤씨의 자녀 셋을 이불로 무사히 받아냈다. A씨 자녀는 단순 연기 흡입 외에 별다른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탓 때문에 추락할 때 시민이 이불로 완벽하게 받아내진 못했지만,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밖에 A씨 옆집에 거주하던 미군 B(51)씨는 불이 나자 건물 외벽에서 호스로 추정되는 줄을 잡고 탈출하다가 2층 높이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3층 집주인 윤모(80·여)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윤씨는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외에 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은 소방대에 의해 약 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덕순 평택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불로 A씨와 아이들을 받아낸 시민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위험한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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