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

2016-05-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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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황금연휴요? 쉬는 날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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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황금연휴요? 쉬는 날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평소보다 2배는 더 바빠요"

오모씨(26)는 7년째 이탈리아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다. 후라이팬을 처음 잡았을 때부터 수십번의 명절·연휴를 지내 온 그에게 휴일(休日)은 더 이상 '쉬는 날'이 아니다.

오씨는 연휴엔 평소보다 손님이 2배 이상 몰린다고 했다.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나흘간의 연휴를 위해 직원들은 지난 주말도 반납하고 식자재를 준비했다.

근무시간도 평소 오전 10시~오후 9시에서 연휴 때 오전 8시~오후 11시 정도로 3시간가량 늘어난다. 휴일엔 이른 시간부터 늦은 시간까지 꾸준히 식당에 손님이 붐비는 까닭이다. 그러나 추가수당은 없다.

정부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진작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연휴 소식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노총이 조합원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6.6%가 이날 쉬지 않는다고 답했다.

법령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라 관공서나 공공기관, 학교 등 공공부문에만 의무 적용된다. 임시공휴일을 두고 '임시 공공기관 휴일'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황금연휴? 연중무휴!"…쉬는날 더 바쁜 서비스업 종사자들

'연중무휴'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연휴에 평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낸다. 영화관부터 카페까지 휴일이 대목인 까닭이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최모씨(23·여)는 이번 연휴 중 5~6일에 일하고 7~8일을 쉰다. 나흘 중 절반이라도 쉬려고 동료들과 협상을 벌였다.

최씨는 "카페는 연중무휴라 근무일에 쉬는건 생각도 못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일이 힘든 5~6일에 쉬고 싶었지만 동료들과 일정을 맞추느라 뒤에 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박모씨(32)도 "많은 사람들이 쇼핑에 나서는 공휴일은 회사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대목"이라며 "직원들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용직 노동자들에게도 황금연휴는 먼 얘기다. 건설 노동자 신모씨(24)는 "1년 중 쉬는 날이 손에 꼽는다"면서 "설날과 추석, 크리스마스, 신정 등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일터에 나온다"고 말했다.

신씨는 "일이 항상 있는 게 아니고 있더라도 인맥에 의해 뽑히는 경우가 많다"며 "월급제가 아닌 일당제라 하루라도 더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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