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을 입고 서울 도심을 걸어봤다" 실험 영상

2016-05-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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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까?

한복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 외에는 '유물' 취급을 받던 한복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최고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한복'을 검색하면 수 만 장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이하 위키트리

이뿐만이 아니다. 한복의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인사동, 광화문, 삼청동 일대에 가면 한복을 입은 젊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SNS에 한복 착용 모습을 인증하는 것에서부터 유행이 시작된 만큼 일각에서는 한복 착용이 단발성 이벤트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복을 입고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갈 수는 없을까? 실험해보기로 했다. 한복을 착용하고 한복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가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1. 패스트푸드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6년 전 신라호텔에서 한복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한 것처럼, 쫓겨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힐끗힐끗' 쳐다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2. 서점

한층 과감해진 발걸음으로 서점을 찾아갔다. 조용한 서점이야말로 이목을 끌기 '딱 좋은' 장소 아닌가. 역시나 한 번씩 쳐다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은 전혀 없었다.

3. 영어학원

한복을 입은 영어학원 수강생, 듣기만 해도 어색한 조합이다. 한 영어학원 앞을 서성거리며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젊은 사람이 한복을 입으니 보기 좋다", '한복이 예쁘다" 등 격려의 말이 쏟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생활에서 당장 한복을 입고 다녀도 무방할 정도다. 그만큼 한복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관대하다.

그렇다면 한복은 상용될 수 있을까? '한복의 메카' 인사동으로 돌아가 젊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봤다. 인사동 곳곳에서 한복을 입은 젊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0m마다 한복 입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인사동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한복이 예쁘다"는 점을 한복을 입는 이유로 꼽았다.

평상시에도 한복을 착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학생들은 "아예 구매해서 여행을 가거나 졸업식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입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복을 직접 수선해서 입고 다닌다는 한 여성은 "개량 한복의 저고리를 자르면 일반 치마나 통바지하고 입어도 멋스럽다"며 일상에서도 한복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팁'을 전수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 눈에 한복을 입은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알아봤다. 인사동에서 우연히 만난 김연화 화가는 "이제 한복이 하나의 문화코드가 된 것 같다"며 '연신 '보기 좋다'고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은 치파오 파티나 중국식 전통 혼례에 참가하는 등 매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전통 의상을 입는 일이 매우 적다"며 "평상시에 한복을 입음으로써 한국의 전통문화를 드높이는 한국인들이 매우 멋지다"고 말했다.

* 박수정 ・ 이예나 기자가 함께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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