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일베...'부모인명사전' 등장

2016-05-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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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부모인명사전'이 등장했다.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부모인명사전'이 등장했다. 부모의 인적사항과 평소 행실, 발언 등이 담겼다. 2009년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풍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일베의 한 게시판에 올라온 '대팍인명사전'은 9일 오전 10시 기준 15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대팍'은 이 게시판의 별칭이다. 

게시물에는 부모의 실명, 과거 발언, 행실과 에피소드 등이 포함됐다. 대다수는 부모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었다. "입시에 '입'자로 모르는 한심한 새X", "7살이나 어린 X과 바람나서 재혼함" 등 개인적 내용이 다수 담겼다. 

이하 일베

"삼수생 아들에게 6평 비용을 안 대줬다", "아들 줄 재종반(재수종합반) 비용은 없어도 홈쇼핑에서 운동기구 살 돈은 있음" 등 부모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도 높았다. 자신의 입시 문제에 소홀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족의 치부를 서슴없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일베 회원은 "증조부가 일제때 조선총독부에 다니며 일본 훈장까지 받았다"며 "애국보수라는 증손자(본인)에게 파면당했다"고 썼다. 

게시물은 2009년 출간한 친일인명사전 양식, 구성 등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일베 회원들은 게시물을 지난 4월부터 업데이트하고 있다.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 해당 게시물은 도덕적·법적 책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개인정보를 친자식이 온라인에 유출한다"는 도덕적 문제와 명예훼손·허위사실 적시 등 현실적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누출은 대규모가 아니면 처벌이 힘들다"며 "다만 '아버지, 어머니가 불륜을 저질렀다' 등 비방 목적이 강한 글의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부모와 자식은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며 "공직자나 연예인처럼 대중인사가 아닌, 특정 개인의 정보를 누설하는 건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 만약 거짓말까지 했다면 허위사실 적시까지 추가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베는 앞서 전직 대통령 비하, 일베 로고 합성 등 끊임 없는 기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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