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2의 레이첼 야마가타라고요?" 에미 마이어 인터뷰

2016-05-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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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연들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 이하 위키트리 "제2의 레이첼 야마가타요? 우와.

"작은 공연들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 이하 위키트리

"제2의 레이첼 야마가타요? 우와. 정말 감사한 말이네요. 레이첼 음악을 매우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전 우리 음악이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요. 동양에서 말하는 음과 양처럼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에미 마이어(Emi Meyer·29)는 연달아 이어진 공연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대구(13일), 울산 태화강 국제재즈페스티벌(14일), 김해(15일) 공연을 거쳐, 20일엔 충남 아산 지중해마을, 21일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아트마켓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22일 서울 종로 JCC홀에서 예정된 첫 단독 내한 공연까지 말 그대로 '빡센' 일정이다.

에미는 비음과 진성을 넘나드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 비하면 한국에서 에미는 썩 유명한 편은 아니다. 2014년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38) 내한공연 오프닝 무대를 장식해 이름을 알렸다. 그로부터 약 2년 후, 첫 단독공연을 3일 앞두고 만난 에미는 '제2의 레이첼 야마가타'라는 수식어를 기쁘게 받았다. 하지만 자기 음악 색깔을 분명히 구분짓는 걸 잊지 않았다.
"저에게 음악은 '일기' 같은 거예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야 했던 대학 시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곡을 썼죠. 소재도 다양해요. 아, 연인과 헤어진 뒤 슬퍼하는 노래는 별로 없어요. 그런 노래는 제가 직접 만들기보단 다른 사람 노래를 듣는 게 더 좋아요"

에미는 첫 단독 내한공연 자체보다도, 약 2주에 걸친 한국 투어에 더 큰 감흥을 느끼는 듯했다.

"대구, 울산, 김해 등 여러 도시에서 사람들을 만나 음악을 나누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사실 큰 공연장에서만 공연하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요. 작은 도시에서 다양한 무대에 오르는 편이 더 재밌어요"

일본인 엄마, 미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에미는 20살 때 일본 고베 재즈경연대회 우승으로 데뷔했다. 원래 음악가를 꿈꿨냐고 물어보니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피아니스트가 되기엔 실력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자작곡으로 가수 데뷔를 한 건데, 저도 얼떨떨했어요"

데뷔곡 룸 블루(Room blue) / 유튜브, PlanktonMusicVideo

얼떨떨하게 시작한 음악가로서 삶이 어느덧 10년째다. 그동안 선보인 정규앨범이 5장이다. 이름 앞에는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싱어송라이터', '어린 나이에도 깊은 음색을 가진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특별한 목 관리 비법이 있는지 묻자, 에미는 "원래 목 관리를 딱히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공연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목 관리 필요를 느꼈다"고 답했다. "계속 노래를 하기 위해선 목 관리를 해야겠더라. 요즘엔 공연 하루 전 날은 말을 안 한다거나, 차를 마시며 관리한다"고 이었다.

에미 팬들은 허스키한 음색과 자유로이 넘나드는 비음을 그의 매력으로 꼽는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정규앨범 홈(Home)은 이런 그의 매력이 잘 드러난 음반이다. '마이 퍼니 밸런타인(My funny Valentine)', '플라이 투 더 문(Fly to the Moon)'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재즈 9곡과 자작곡 2곡 등이 포함된 앨범이다.

지난 12월 발매된 정규앨범 홈은 재즈 커버곡들이 주로 수록됐다 / 소니뮤직

"한국에 멋진 재즈 가수가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 함께 공연 다니는 밴드도 훌륭합니다. 특히 기타리스트 박윤우 씨 실력이 매우 좋아요. 우연히 듣게 된 나윤선 씨 음악도 좋았어요"

하지만 에미는 재즈 외에 팝 성격이 강한 음악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매한 싱글 '유 앤 아이(You &I)'는 그중 하나다.

"저는 재즈도 좋지만 상큼한 느낌의 팝 음악도 좋아해요. 뭐가 더 좋은지 고르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팝 요소가 가미된 재즈 곡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독자들을 위해 노래를 부탁하니, 에미는 너무 흔쾌히 피아노 건반에 손을 얹었다. 혹자는 에미 목소리를 '겨울 햇살' 같다고 묘사했다. 에미를 만난 날은 5월 답지 않게 뜨거웠다. 그 탓인지, 내가 듣기엔 더위를 식히는 부슬비 같았다.

유튜브, wikitree4you

* 사진·영상= 위키트리 이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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