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시놉도 안보고 편성한" 드라마

2016-05-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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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씨 / 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특급 한류스타다운 대우다.

전지현 씨 / 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특급 한류스타다운 대우다.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전지현, '상속자들'의 이민호가 만난다고 하니 방송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SBS가 박지은 작가가 집필하고 전지현과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을 시놉도 보지 않은 채 편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드라마는 전체적인 이야기 얼개와 캐릭터 설명이 들어간 시놉시스는 물론이고 최소 1~2회 대본까지 검토한 후 편성 논의가 진행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은 세 특급 주자의 이름과 조합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편성이 결정된 것이다.

SBS 김영섭 드라마 본부장은 3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30일에야 봤다. 제목도 처음 알았다"며 "내용과 상관없이 11월 편성을 일찌감치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 정도 조합이면 방송사가 편성을 안 하는 게 이상한 것"이라며 "그만큼 믿는 조합이고 흥행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드라마의 제작사 문화창고는 30일 '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을 공식 발표하며 간단한 소개를 했다.

이민호 씨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어우야담'에는 실존인물인 협곡 현령 김담령이 어부가 잡은 인어들을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 주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고 제작사는 설명했다.

연출은 '찬란한 유산' '시티 헌터' '주군의 태양' '닥터 이방인'을 연출하며 중국에 알려진 진혁 PD가 맡았다. 진 PD와 이민호는 '시티 헌터'를 함께 한 인연이 있다.

제작사는 "박지은 작가가 작품 구상 초기 단계부터 전지현·이민호 커플을 최고의 조합으로 생각, 두 사람을 염두에 두고 이들에게 맞춤형 캐릭터를 설정했고, 두 배우 역시 작가와 감독을 믿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오는 11월 '질투의 화신'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박지은 작가

한편, 이들 특급 스타들의 조합에 중국에서 판권을 구매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의 회당 판권가 25만 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회당 50만 달러 제안설까지 나돌았다.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대박을 친 만큼 '푸른 바다의 전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은 '태양의 후예'와 달리 한-중 동시방송 드라마가 아니다. 동시방송을 위해서는 사전제작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 데다, 애초에 사전제작으로 기획된 작품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9월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작사는 "제안이야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는 거 아니냐. 중국에서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동시방송인 줄 알고 그렇게 문의를 해온다"며 "한-중 동시방송도 아닌데 판권가를 얼마나 높게 받을지는 알 수 없다. 이제 중국 측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제작사와 SBS 모두 한류에 대한 중국의 규제가 더 심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중국 당국이 한류의 확산을 다시 한 번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SBS 김영섭 본부장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8월에 또다시 새로운 규제를 내놓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한류 드라마 판권가가 치솟는다는 뉴스도 광전총국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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