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성추행한 강도와 추격전 벌인 시민

2016-07-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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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길에서 여대생을 추행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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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길에서 여대생을 추행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강도가 한 시민의 용기와 피해자의 기지로 붙잡혔다.

19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 40분께 남양주시 진접읍에서 차를 몰고 가던 A(43)씨는 한 여성의 비명을 듣고 차를 세웠다.

소리를 지른 여성은 대학생 B(19)양. 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길을 가던 B양은 직전에 모르는 한 남성으로부터 성추행·폭행 피해를 당하고 휴대전화와 지갑을 빼앗겼다고 했다.

한밤중 날벼락 같은 상황에 B양은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B양으로부터 강도를 만났다는 얘기를 들은 A씨는 B양을 자신의 차량에 일단 태운 뒤 추격전을 시작했다.

이어 달아났던 강도 용의자 C(28·회사원)씨가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차를 타고 도주하려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그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지만 이내 용의 차량은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B양은 용의 차량이 사라지기 전 112에 전화를 걸어 차량 번호와 인상착의 등을 정확히 얘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일대 수색을 시작했다. 차량 번호 조회 결과 남양주지역 모 회사 소유 차량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곧 이 차를 사용하는 C씨의 주거지를 확인해 검거했다.

1시간도 채 안 된 이 날 오전 2시 35분께 C씨는 자신의 방문을 열지 않고 버티다가 끝내 검거됐다. 그러나 아직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강제추행 및 강도 혐의로 C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검거에 공을 세운 A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신고포상금을 지급했다.

A씨는 "내가 한 일은 범죄 현장에서 누구나 했을 행동"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분이 주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감사장을 수여한 김충환 남양주경찰서장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요즘 세태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 검거에 힘써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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