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이' 민아 "외모 콤플렉스 공심이 덕분에 치유"

2016-07-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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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공심이와 너무 다르죠? 안 그래도 제가

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공심이와 너무 다르죠? 안 그래도 제가 쓰던 가발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소품팀에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나풀거리는 생머리와 함께 진한 눈화장에 가죽치마, 하이힐로 한껏 멋을 부린 '미녀 공심이'가 카메라 앞에서 씽긋 웃었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TV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취업준비생 공심이를 연기한 민아(본명 방민아·23)를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한 민아는 짧은 연기 경력에도 첫 주연작에서 전국 시청률 15%라는 홈런을 날렸다.

민아는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원체 캐릭터가 저와 잘 맞아서 표현하기 좀 더 수월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 연예인 하며 느낀 외모 콤플렉스…"공심이 덕분에 치유"

공심은 예쁘고 똑똑한 변호사 언니 공미(서효림 분)와 항상 비교당하며 자란 탓에 잔뜩 주눅이 든 캐릭터다.

취업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원형 탈모로 일자 가발을 둘러쓴 채 등장한 공심은 많은 시청자에게 측은함을 불러일으켰다.

민아는 그런 공심이 "원체 예쁘지 않은"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저를 향해 '넌 어떻게 일반인보다 못생겼는데 연예인이 됐느냐'고 쓴 댓글을 읽은 적도 있죠. 스스로 예쁜 얼굴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상처받아요. (예쁘지 않은 건) 제 잘못이 아닌데도 자책해요. 그런 마음이 공심이 덕분에 많이 치유됐어요."

민아는 굳이 예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렇게 슬퍼하고 힘들어했을까 하고 후회했다고. "저는 예쁘지 않은 연예인이 되기로 했다"고 힘주어 말하는 민아의 모습에 공심이 캐릭터가 겹쳐 보였다.

민아는 못난이 여주인공이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공심이는 자신감이 좀 없을 뿐 꿈이 있는 친구였기에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면서 "안단태 오빠가 사랑해줘서 사랑스럽게 보인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아는 공심과 마찬가지로 둘째 딸(친언니 린아도 걸그룹 워너버 멤버다)이지만, 가정환경은 정반대라고.

민아는 "언니와 비교당한다거나 가족에게 핍박받은 일이 없어서 공심이의 그런 감정에 이입하는 연기가 어려웠다"면서 "그래서 대본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목숨 같던 아이라인 지우니 모든 연기에 용기"

남주인공 안단태 역의 남궁민은 지난달 '미녀 공심이' 기자간담회에서 민아를 두고 "연기적인 소질이 좋은 친구", "제 예상보다 500%는 더 잘 했다"고 추켜세웠다.

남궁민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가 민아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놀랐다.

민아는 드라마 초반보다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면서도 "제 연기적인 소질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도 고민한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원래 많이 의심하고 자책하는 편인데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연기에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계속 생각해요. 연기를 잘한다, 못 한다를 스스로 판단하기엔 너무 모자란 부분이 많아요."

"아이라인 자체가 민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평소 눈화장을 중시했던 민아는 캐릭터를 위해 아이라인을 스스로 포기했다.

대본에 아이라인을 지우라는 설명은 없었지만,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공심에게 더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민아는 "목숨과도 같은 아이라인을 지우니 모든 걸(내려놓는 연기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발랄하게 웃었다.

그래도 촌스럽고 답답한 가발을 벗고 하루빨리 외적으로 변신하고 싶은 욕심만은 강했다고.

민아는 16회에 가발을 벗는다는 백수찬 PD의 설명을 듣고 16회 대본을 간절히 기다렸으나 막상 받아든 대본에 가발 벗는 장면은 없었다.

"그때부터는 모든 걸 내려놨어요. 공심이가 워낙 단발(가발)로 사랑받은 점도 있고, 이게 더 공심이스럽다고 제작진이 생각했나 보다 라는 생각에 아예 가발 벗을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마지막 부분에 잠깐이나마 벗겨 주셨어요."

◇ "무리한 욕심 말고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에 집중"

제작진이 자신을 왜 여주인공으로 선택했는지 알 수 없었던 민아는 드라마 종영 다음날인 18일 종방연 자리에서 용기 내 그 이유를 물었다.

"신선한 얼굴이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신기한 것이 (공심 역) 후보들이 좀 있었는데 많은 스태프가 당연하다는 듯이 저를 뽑았대요. 그래도 제작진에게는 정말 큰 모험이었겠죠? 다들 많은 각오를 했던 것 같아요."

민아는 "저도 (백수찬 PD에게) 큰 각오하셔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다"면서 "저 때문에 많이 괴로우실 텐데 포기하지 말고 저와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칭찬을 좀처럼 하지 않았던 백 PD는 마지막회 촬영을 마친 뒤 민아를 눈물과 함께 안아주는 것으로 격려와 칭찬을 대신했다.

사랑스러운 못난이를 떠나보내지 못한 민아는 앞으로도 자신에게 예쁜 배역을 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갑작스럽게 연기 변신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서 무리하게 욕심내고 싶지 않거든요. 아직은 연기가 제 옷 입은 것처럼 익숙하진 않아서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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