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앞에서만 애교 나와" 영국남자 조쉬 인터뷰

2016-08-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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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쉬'구요. 전 영국남자에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문화를 소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쉬'구요. 전 영국남자에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영국인이 있다. 유튜버 '영국남자' 조쉬 캐럿(Josh Carrott·27)이다. 그는 한국 음식부터 배달문화, 워터파크 등 다방면에 걸친 영상을 제작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접하게 한 뒤 이들이 보이는 반응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형식의 영상이다.

그는 "한국 문화를 영국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지난 2일 위키트리에 밝혔다. 3년 전 친구 올리와 단출하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2016년 현재 구독자 143만 명 이상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로 성장했다.

조쉬는 최근 요리연구가 국가비 씨와 결혼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열애 사실을 SNS로 알린 뒤 두 번에 걸쳐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지난달 한국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각각 치렀다. 결혼식 현장 영상도 유튜브 채널에 올려 많은 이들 축하를 받았었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조쉬를 만났다. 검은색 티를 입은 조쉬가 연신 땀을 흘리며 카페에 들어섰다. 영상에서 보던 이미지보다 훨씬 뚜렷한 이목구비와 흰 피부가 눈길을 끌었다.

영국남자 조쉬 / 위키트리

카페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은 조쉬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근황부터 아내 국가비 씨와의 러브 스토리,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해 진솔하게 답했다. 국가비 씨를 언급할 때엔 ‘사랑꾼’ 면모를, 유튜브 채널을 이야기할 땐 한국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다. 영국이 비자가 빡세서 지금 (와이프) 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와이프는 현재 한국에 있는 상태다.

영국,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바쁘게 보내고 있다. 영상 주제에 맞게 영국, 한국에서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영상 편집은 친구 올리가 하는데, 지금도 영상 작업하느라 같이 못 왔다.

광고랑 방송 활동도 종종 했는데 현재는 유튜브에만 집중하고 있다.

- 지난해 페이스북으로 연애 소식을 깜짝 발표하고 얼마 되지 않아 결혼식을 올렸다. 국가비 씨와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하다

2014년 미국 LA에서 열린 한류 관련 행사에서 만났다. 나는 케이팝 스타들 인터뷰하는 MC였고, 국가비는 케이터링을 담당했다. 거기서 인연을 맺고, 일년 정도 사귄 뒤 프러포즈했다.

당시 가비는 가족이랑 너무 떨어져 있었다. 부모님은 멕시코, 동생은 호주, 남자친구인 나는 영국에 있었으니까. 그때 가비가 가족 보러 호주 갔는데 나도 서프라이즈로 호주에 갔다. 그래서 그때 서프라이즈식으로 프러포즈했다.

- 프러포즈부터 결혼식 현장, 신혼여행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많이 됐다

인생을 영상으로 찍어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영상으로 녹화해두면 나이 먹은 뒤에도 볼 수 있지 않나.

그런 좋은 점이 있으니까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거 같다' 생각해서 영상으로 만들었다. 나중에 아이 낳고, 내가 할아버지 된 후 손자 손녀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 영상 만들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올린 결혼식 영상이다. 4일 현재 조회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조쉬는 영상에 대해 "우리 결혼식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몰랐는데, 너무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동 받았다"고 2일 위키트리에 말했다 / 유튜브,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 지난 2월에 이어 제주도에서도 결혼식을 올렸다. 어찌 보면 2번 결혼한 셈인데

조니라는 친구랑 제주도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숙소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집주인한테 "어디 가서 뭘 먹고 봐야 되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냥 근처 맛집 추천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너무 착하시더라. 그날 밤 친구들이랑 파티할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해주셨고, 그 다음날엔 내가 상상도 못한 너무 예쁜 곳에 가게 됐다. 그분 덕분에 제주도 경험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특별했다.

유튜브,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그 (주인)분과도 많이 친해져서 "거기서 결혼하면 좋겠다" 식으로 가볍게 던졌는데 그분이 "그래요. 해요"라고 진짜 수락해줬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한번 더 하게 됐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지난 7월 제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린 조쉬-국가비 커플 사진 / 조쉬 페이스북

조쉬는 국가비 씨에 대해 언급할 땐 연신 ‘사랑꾼’ 면모를 보였다. 그는 "국가비가 해주는 요리는 뭐든 맛있다", "너무 사랑한다" 등 진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창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는 그는 "국가비 앞에선 없던 애교도 잘 나온다"고 했다. 애교를 한번 들어보고자 했으나 그는 "와이프랑 둘이 있을 때만 나온다"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에 대해 언급할 땐 “연예인일 뿐이다. 이러다 가비한테 혼나겠다”는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국가비 씨에 대한 애정어린 음성은 영상으로 담았다. 위키트리 독자들에게 전하는 인사말도 함께 들어있다.

유튜브, wikitree4you

이후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답변을 이어갔다. 앞서 국가비 씨 이야기를 할 때보단 좀 더 진중했다.

- 유튜브 채널 명이 ‘영국남자’다. 단순하면서도 머리에 잘 들어오게 지은 거 같은데

한국 사람들이 ‘영국남자’하면 우리 유튜브 채널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지었다. 그리고 영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둘 다 잘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머리에도 잘 남고.

조쉬는 유튜브 채널명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영국남자’하면 우리 유튜브 채널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 위키트리

영어로 코리안맨 하기엔 좀 그런 부분이 있어서, 더 설명해야겠다 싶어서 코리안 잉글리쉬맨(Korean Englishman)으로 했다.

- 영상을 보다 보면 한국 문화에 애정이 많아 보인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릴 때 중국에서 살았는데, 그때 국제학교를 다녔다. 당시 한국 친구들도 많이 다녀 한국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영국에서 대학교 다닐 때 ‘한국 언어와 문화’를 전공했다. 그런데 영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 아예 모르더라. 그래서 그때 한국 소개 영상을 처음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그때는 그냥 생각만 했고,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대학교 졸업하고 한 2년쯤 지난 뒤부터다.

친구 올리가 영상 편집을 잘한다. 그래서 같이 힘을 합해 재밌는 거 만들어보자 하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올리가 원년멤버다. 거의 3년 동안 같이해서 이제 한국에 대해 많이 안다.

그런데 우리가 '제일 재밌고, 재밌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한국을 아예 모르는 사람한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거다. 그래서 크리스 신부, 조니 등등 아예 (한국을) 모르는 친구들을 뽑아 함께하고 있다.

올리가 비행기에서 한글 배우기에 도전한 영상이다. 조쉬는 지난 2013년 친구 올리와 함께 유튜브 작업을 시작했다. 올리는 영상 편집을 주로 맡지만 영상에도 종종 등장한다. 이후 조니, 크리스 신부 등 다양한 멤버들이 영상 출연진으로 합류했다 / 이하 유튜브,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 한국 편의점에 가보고, 노래방에 가보고, 콘셉트가 참신한 게 많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올리랑 같이 이야기하면서 생각한다. 혼자 생각하면 힘들고 아이디어도 잘 안 나오더라. 올리랑 계속 장난치면서 이야기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런 습관이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다면?

가장 맨 처음에 올렸던 영상이다. 유튜브 시작할 때 올렸던 인트로 영상이다.
유튜브 채널 개설 뒤 맨 처음 올린 영상이다. 조쉬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유튜브 시작 계기를 밝혔다. 그는 "대학교 때 고려대 교환학생 1년 다녀왔어요. 서울에 살았을 때 거기 친구들 덕분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찜질방도 가고 홍대 공연도 보고 막걸리랑 파전도 먹고... 그런데 한국도 좋은데, 영국도 좋아요. 그래서 한국 친구들에게 제가 사랑하는 런던을 보여드리는 영상을 재밌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내가 런던 길거리에 김치를 들고 나가서 영국인들에게 “한국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질문했던 영상이다. 처음이라 힘들고 서툰 점도 많아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유튜브 채널 개설 후 두번째로 올린 영상이다. 그는 런던 거리에서 영국인들을 상대로 "한국과 한국 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길거리 인터뷰를 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유튜브 외 방송 등 다른 영역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방송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직업으로는 하고 싶지 않더라.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거 같고 트렌드 변화도 너무 빨라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거 같다. '유명해질 것이다' 그런 마음도 없고 그냥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한다. 와이프도 너무 사랑하고.

유튜브 너무 재밌고 좋으니까 계속할 거다.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 집중하려고 한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감사하다. 우리가 만드는 영상을 봐주셔서 너무 감동 받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봐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기대해달라. 재미있는 거 많이 만들겠다.

위키트리
*영상 = 전성규 기자, 김이랑 디자이너(@good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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