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치기로 응징' 여고생 성추행범 유도 유단자에 붙잡혀

2016-08-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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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범 붙잡은 전북 정읍 배영고 김형낙(왼쪽 두번째) 군 / 연합뉴스 (전주=연합뉴스)

성추행범 붙잡은 전북 정읍 배영고 김형낙(왼쪽 두번째) 군 / 연합뉴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대낮에 여고생을 성추행한 20대가 사건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 무술 유단자에게 붙잡혔다.

전북 정읍 배영고등학교에 다니는 김형낙(18) 군은 광복절인 15일 친구와 함께 전주시 한옥마을을 찾았다.

즐겁게 한옥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김 군 오후 6시20분께 한옥마을 인근 한 신발가게 앞에서 길을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건너편에서 한 여성이 "저 사람 좀 붙잡아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유도와 검도 유단자인 김 군은 순간적으로 자기 쪽으로 뛰어오는 한 남성을 붙잡아 바닥에 쓰러뜨렸다.

이 남성은 김 군을 뿌리치려고 발버둥 쳤고, 몸을 다시 일으켰다.

김 군은 몰려든 사람들로부터 "이 사람이 저 여학생 엉덩이를 만졌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도망치려던 남성을 유도 기술인 업어치기로 다시 제압했다.

여학생을 성추행한 정모(28)씨는 김 군의 업어치기에 호되게 당한 뒤 다시 도망칠 엄두를 내지 않았다.

잠시 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김 군은 정씨를 경찰에 넘겼다.

김 군은 "맞은 편에서 잡아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붙잡았다"며 "성추행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이 남성을 확실히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바닥에 메쳤다"고 말했다.

장래희망이 경찰관인 김 군은 꿈을 이루기 위해 유도와 검도, 태권도 등 각종 격투기를 익혔다.

이런 김 군 앞에서 성추행을 한 정씨는 '제대로 임자'를 만난 셈이다.

김 군은 "앞으로도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반드시 돕겠다"며 "훌륭한 경찰이 돼서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17일 성추행범을 검거한 공으로 김 군에게 경찰서장 표창과 상품은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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