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너무 많아" 로마 시장, 2024 올림픽 유치 포기

2016-09-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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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지니아 라지 이탈리아 로마 시장 /로마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

비르지니아 라지 이탈리아 로마 시장 /로마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이탈리아 로마가 시장의 반대로 유치전에서 사실상 중도 탈락했다.

지난 6월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38) 시장은 2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4년 올림픽 유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라지 시장은 "로마의 올림픽 유치를 지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꾼들의 올림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마는 1960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탈리아 부흥의 상징으로 2024년 올림픽을 개최하려 했던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앞서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은 로마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올림픽 유치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2009년 창설한 신생 정당이지만 기존 정치 체제를 부정하며 창당 7년 만에 단숨에 이탈리아 제1야당으로 떠오른 오성운동 진영의 라지 시장이 2024년 올림픽에 최종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그는 시장 선거 유세 당시부터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로마는 올림픽 같은 거대 이벤트보다는 대중교통 불편, 쓰레기난 등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며 올림픽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라지 시장은 이날 올림픽 유치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전에 로마 시청에서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말라고 위원장은 40분을 기다리다 시청을 떠났다.

1960년 올림픽 개최지인 로마는 4년 전에도 예산 문제로 2020년 올림픽 유치를 막판 철회한 데 이어 2회 연속으로 올림픽 유치 문턱에서 좌절하게 됐다.

로마의 중도 낙마로 2024년 올림픽 개최권 경쟁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3파전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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