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11가지

2016-10-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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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은 국내에서 관객 301만 명을 동원했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극장판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은 국내에서 관객 301만 명을 동원했다.

한국 영화팬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작품 중 하나다. 히사이시 조(久石 譲)가 사운드트랙을 담당했는데, 테마곡 ‘인생의 회전목마’도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12가지 사실을 정리했다.

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목소리 출연 결정한 크리스찬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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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이 하울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베일은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2000), ‘다크나이트’(2008)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다.

영화 '다크나이트' 스틸컷

미야자키 감독의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인상 깊게 봤던 베일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성우 제의를 받자마자 어떤 역할이라도 출연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당시 그는 엄청난 배역을 기대하지 않았다.

2. 기무라 타쿠야 목소리 출연에 얽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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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 역을 맡은 성우는 인기 아이돌 그룹 ‘SMAP’ 멤버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다. 미야자키 감독은 인기 성우나 배우를 기용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기무라가 캐스팅 돼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영화 '히어로' 스틸컷

기무라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출연하고 싶다고 지브리에 먼저 연락했다. 그는 “온 가족이 지브리 팬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스즈키 도시오(鈴木敏夫) 프로듀서는 자신의 딸한테 “기무라 타쿠야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봤다. 이에 딸이 “좋은 사람이야!”라며 “근데 무슨 말을 해도, 진실성이 없어”라고 말했다.

이에 스즈키 프로듀서는 하울 이미지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기무라를 캐스팅했다. 기무라 타쿠야는 미야자키 감독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젊은 가수였다.

3. 원작자에게 개인 시사회를 열었던 미야자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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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한국에서 2004년 12월 23일에 개봉했지만, 영국에서는 다소 늦은 2005년 9월 23일에 개봉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원작자 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먼저 보여주기 위해 2004년 여름에 영국으로 떠나 개인 시사회를 열었다. 존스는 지난 2011년 세상을 떠났다.

4.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배경이 된 도시

소피가 사는 도시는 프랑스 동북부에 있는 콜마르를 배경으로 만들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유럽 분위기를 제대로 담기 위해 거리의 소음 등을 프랑스 현지에서 녹음했다.

5. 할리우드 전설적인 여배우와 미야자키 감독 만남

미국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여배우 로렌 바콜(Lauren Bacall)이 황야의 마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미야자키 감독과 바콜은 오랫동안 서로의 팬이었다. 두 사람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자막판 시사회에서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바콜은 미야자키 감독에게 “혹시 결혼 했나요”라고 농담했다.

로렌 바콜은 ‘바람에 쓴 편지’(1956),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1974)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다. 지난 2014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6. 원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연출할 뻔했다

지난 2000년 호소다 마모루(細田 守) 감독이 미야자키 감독 추천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연출자로 먼저 발탁됐다. 그러나 제작에 난항을 겪은 호소다 감독은 2002년쯤 하울의 움직이는 성 프로젝트에 하차했다. 결국 호소다 감독 대신 미야자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후 호소다 감독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로 ‘차세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7. 고인을 성우로 고려했던 미야자키 감독

미야자키 감독은 처음에 소피 역으로 배우 히가시야마 치에코(東山千栄子)을 추천했다. 그러나 히가시야마는 이미 20년 전인 1980년에 작고한 상태였다. 히가시야마는 영화 ‘백치’(1951), ‘동경 이야기’(1953)에 출연한 배우다.

히가시야마 치에코 / 영화 '도코이야기' 스틸컷

결국 미야자키 감독은 바이쇼 치에코(倍賞千恵子)를 소피 역으로 캐스팅했다.

8. 젊은 소피와 할머니 소피를 동시에 연기한 일본·한국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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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배우 바이쇼 치에코(당시 63세)는 젊은 소피와 할머니 소피를 동시에 연기했다. 미야자키 감독이 젊을 때 목소리와 할머니 목소리를 동시에 연기할 수 있는 성우를 원했기 때문이다.

바이쇼 치에코 /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 스틸컷

한국판에서는 성우 손정아(당시 54세) 씨가 젊은 소피와 할머니 소피 목소리 연기를 함께 맡았다. 손 씨는 ‘강철의 연금술사’ 에드워드 엘릭, ‘셜록’ 허드스 부인, ‘아기공룡 둘리’ 도우너 등을 연기했다. 소년·소녀부터 할머니까지 엄청난 스펙트럼을 가진 성우다.

단 미국판에서 에밀리 모티머(당시 33세)가 젊은 소피를 연기했고, 진 시몬즈(당시 75세)가 할머니 소피를 연기했다.

9. 미야자키 감독 트레이드 마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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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미야자키 감독은 상당한 ‘비행기 덕후’인데, 그의 작품에는 비행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비행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한 장면에서 하울은 검은색 새로 변신해서 날아간다. 또 소피가 성에 탈출할 때 비행 장치를 이용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맛있어보이는 음식을 먹어 치우는 ‘먹방’도 빠질 수 없다. 한 장면에서 마르클은 소피가 차려준 아침 식사를 정신없이 먹는다.

10. 미국판 아역 성우들은 ‘헝거 게임’에서 만난다

지나 말론이 연기한 레티

당시 아역 배우였던 조시 허처슨(Josh Hutcherson)은 마르켈 역을 맡았다. 지나 말론(Jena Malone)은 레티(소피 여동생) 목소리 연기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다.

조시 허처슨 / 영화 '헝거게임: 모킹제이' 스틸컷

11.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닭 다리처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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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는 한 인터뷰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디자인 하는 과정에 대해 밝혔다. 원작 소설에는 성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상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은 고물을 합쳐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디자인은 빨리 완성됐지만, 제작진은 성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많은 의견을 냈다.

잠정적으로 다리 모양으로 결정됐지만, 제작진은 어떤 생물의 다리로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고민했다. 이에 미야자키 감독이 침묵을 깨고 “역시 닭일까”라며 아이디어를 냈다. 성은 닭다리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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