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만 먹으면 살 빠진다? "길게보면 요요 지름길"

2016-10-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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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비만탈출을 위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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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비만탈출을 위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오랫동안 건강 식단으로 자리잡혀 왔다고 알려진 이 비법은 최근 국내에서도 온라인 등을 통해 새로운 다이어트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탄수화물이 다량 함유돼 있는 쌀이나 빵 대신 지방 위주의 버터와 고기 등의 식단이 포만감은 주면서 살을 뺄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식단은 짧은 시간내 다이어트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시 살이 찌기 쉬운 방법이라고 국내 의료진은 경고한다. 궁극적으로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 다이어트 효과는 있지만..

탄수화물 섭취는 최소화하면서 고지방의 음식 위주로 먹으면 결론적으로 살은 빠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살은 도로 찔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15일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고지방식 위주로 먹게되면 단기간에 살은 빠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드시 성공할 수 없는 다이어트법"이라고 설명했다.

체내 들어온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쪼개진다. 그 때 당을 분해하고자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당이 많아지면 지방세포에 축적시키기 시작한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원리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그 만큼 줄어든다. 지방세포에 축적시킬 당이 없어 살이 빠진다.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면 지방이 탄소 사슬 화합구조인 케톤으로 분해돼 에너지로 사용된다. 살이 빠지지만 문제는 이러한 다이어트를 오랫동안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재헌 교수는 "탄수화물 없이 지방만 섭취하면 케톤이 많아져 머리가 아프거나 오심, 구토가 발생한다"며 "사람은 최소 2주 이상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다이어트를 자동으로 중단하게 되는데 결국 중간에 탄수화물을 먹고 살이 다시 찌는 요요현상을 빚게 된다"고 밝혔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인터뷰에서 "케톤은 유해물질로 배설이 잘 돼야 하는데, 콩팥기능이 망가져 있는 등의 문제가 있을 때는 케톤 배출이 어려워 케톤혈증과 같은 질병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이어 "결과적으로 고지방 식습관은 잠깐동안 살을 뺄 순 있지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음식물 골고루 섭취와 운동..건강한 다이어트는 상식에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전문가들이 권하는 것은 정공법이다. 오랫동안 널리 알려진 방법인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사람 몸이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얘긴데, 다만 각 영양분의 섭취 비율은 각 나라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식단을 짜야 한다.

강재헌 교수는 "우리나라 식단에서 50년전 80%이던 탄수화물이 65%로 내려와 있지만 설탕 등 당류 섭취가 늘다보니 비만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됐다"라며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적정하게 먹고 과자나 청량음료 등 설탕류를 덜 먹는 게 건강한 다이어트 법"이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이어 "동시에 운동을 하면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방이 적은 단백질을 먹는 것도 포만감을 주면서 근육량을 유지시키기 때문에 다이어트할 때 벌어지는 기초대사량 감소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한진 교수도 "원푸드 다이어트도 고지방식단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낸다. 영양소 부족으로 에너지를 내지 못해 체중은 줄지만 요요현상을 없애려면 평생 이 식단만 먹어야 한다"며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균형잡힌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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