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허니버터칩…'증설의 저주' 이어지나

2016-10-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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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꼬꼬면과 허니버터칩 등 출시 초기 선풍적 인기를 끌던 제품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꼬꼬면과 허니버터칩 등 출시 초기 선풍적 인기를 끌던 제품들이 정작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설비 증설에 나서면 인기가 급랭해 업체가 낭패를 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하 연합뉴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1년 출시돼 하얀라면 돌풍을 일으켰던 팔도 꼬꼬면과 지난해 '달콤한 감자 칩' 열풍을 일으키며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해태 허니버터칩이 설비 증설 뒤 매출이 급감하자 '증설의 저주'라는 말까지 회자하고 있다.

2011년 8월 출시됐던 꼬꼬면은 출시된 해에만 8천만 개 이상 팔리며 한때 라면 시장 점유율 20%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500억 원을 투자한 공장 증설 이후 판매량이 급감해 팔도에 큰 손실을 안겼다.

2014년 8월 나왔던 해태 허니버터칩도 한때 품귀 현상을 빚으며 중고사이트에서 웃돈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강원도 문막에 제2공장을 증설할 즈음부터 인기가 식으면서 예상매출이 반 토막 날 위기에 처했다.

롯데칠성이 2014년 4월 선보이며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클라우드의 운명도 꼬꼬면이나 허니버터칩을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롯데칠성은 기존 맥주와 차별화되는 깊고 풍부한 맛을 내세운 클라우드가 출시 9개월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10만㎘이던 충주공장의 생산능력을 30만㎘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에 돌입, 올 연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과 혼술 문화 확산 등으로 국내 맥주 소비는 줄어드는 대신 수입 맥주 소비는 증가하면서 롯데칠성을 포함한 국내 맥주업체들의 실적 전망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류 소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들이 계속해서 국내 선두 업체들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 국내 주류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회식형 음주문화에 유리한 희석식 소주나 레귤러 맥주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에는 혼술로 대표되는 가정용 소비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현대·이베스트투자·NH투자증권은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평균 15% 하향 조정했다.

수입 맥주의 부상으로 맥주시장 경쟁은 심화하는데 국내 업체들이 증설을 통해 공급량만 확대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류 소비는 지난 5년간 평균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맥주 생산능력은 2013년에 이미 소비량의 1.3배 수준으로 공급 과잉 상태인데 2018년이 되면 1.8배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희 연구원은 "소주는 그나마 가격 인상 효과가 있지만 올해 3분기 국내 레귤러 맥주 시장은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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