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대통령한테 시키는 구조"

2016-10-25 17:20

add remove print link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후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후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건데, 사실 최순실 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순실 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 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한겨레신문에 전한 발언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최순실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이 전 사무총장 발언을 한겨레신문이 25일 단독보도했다. 이 전 사무총장과 한겨레신문은 지난 9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4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는 주로 논현동 사무실에서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대통령 향후 스케줄이나 국가적 정책 사안을 논의했다"며 "최 씨는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개 운영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 성격이었다"고 한겨레신문에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에 따르면 모임에 오는 사람은 회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차은택 씨는 거의 항상 모임에 참석했다. 최순실 씨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도 자주 참석했다고 한다.

'대통령 보고 자료'란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최 씨 사무실로 자료를 들고 왔다고 이 전 사무총장은 주장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 관련한 의혹에 25일 오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보좌 체제 완비 이후에는 도움 받는 것을 그만 두었다"며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순수한 마음에서 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