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구해달라" 박근령·지만 남매가 쓴 편지

2016-10-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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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언니인 박근혜의 청원(최태민씨를 옹호하는 부탁 말씀)을 단호히

최씨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언니인 박근혜의 청원(최태민씨를 옹호하는 부탁 말씀)을 단호히 거절해 주시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묘안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 주셔야만 최씨도 다스릴 수 있다고 사료되며 우리 언니도 최씨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환상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진정코 저희 언니는 최씨에게 철저히 속은 죄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속고 있는 언니가 너무도 불쌍합니다! 대통령의 유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또 함부로 구원을 청할 곳도 없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령 씨와 장남 박지만 씨가 지난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탄원서가 이번 최순실 사건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7년 이 편지 12장을 입수해 보도했었다.

"최태민씨, 언니 방패막이로 재산 착취 그의 손아귀에서 언니를 구출해주세요" - 오마이뉴스
A4 용지 12장에 달하는 이 편지에서 최태민 목사에 대한 내용은 5장 분량에 이른다. 최태민 목사의 다섯번째 딸이 최순실 씨다.

편지에서 박근령 씨는 "(최 목사는) 순수한 저희 언니에게 교묘히 접근해 언니를 격리시키고 고립시킨다"며 "이번 기회에 언니가 구출되지 못하면 언니와 저희들은 영원히 최씨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의 장난에 희생되고 말 것"이라고 썼다.

이어 "우리의 소중한 언니를 잃고 싶지 않지만 저희들에게는 힘이 없다""저희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각하 내외분 뿐"이라고 호소했다.

박근령 씨는 "각하 내외분께서 언니인 박근혜를 만나 주신다면, 이 점을 최씨가 교묘히 이용해 우리 언니를 자기의 손아귀에 넣고 그 막강한 힘을 오히려 저희 유족 탄압에 역이용 할 것"이라며 "언니의 말 한마디면 최씨는 어떤 위기도 모면할 수 있고 또 어떤 상황에서도 구출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최 목사의 비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고 있다. '금전 편취', '유가족에 대한 인격 모독', '부모님에 대한 명예 훼손' 등 18개 항목으로 최 목사의 잘못을 노 대통령에게 고발했다.

박근령 씨는 "최씨는 아버님(박정희) 재직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우리 언니인 박근혜의 비호 아래 치부하였다는 소문이 있다""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봐 계속해 저희 언니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왔다"고 썼다.

이어 "(최 목사는) 유족이 핵심이 된 각종 육영사업, 장학재단, 문화재단 등 추모사업체에 깊숙이 관여해 회계장부를 교묘한 수단으로 조작하여 많은 재산을 착취했다""지금은 서울 강남 및 전국에 걸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령 씨

이외에도 아래와 같은 언급이 편지에 실려 있다.

"(최 목사는) 경비원을 언니에게 붙여 우리 형제들과 완전히 차단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형제들은 서로가 지척에 있으면서도 만나지도 못하고 소식도 들을 수 없으며 전화 대화마저도 못하는 실정"

"최씨는 부모님의 유덕을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형식적으로 만들어 놓고 이름만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기념사업회'이고 실제 내용은 최태민 기념사업회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언니 박근혜가 대표 이사권이 있다는 것을 최대한 이용해 그 배후에서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다"

"금전 편취나 비리 관한 사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면 되지만, 부모님의 명예 훼손은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철저히 다뤄져야 한다"

이 편지 마지막에는 박근령, 박지만 남매의 이름이 차례로 적혀 있다.

박지만 씨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씨도 1990년 12월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큰누나(박근혜)와 최씨와의 관계를 그냥 두는 것은 큰누나를 욕먹게 하고 부모님께도 누를 끼치게 되는 것 같아 떼어놓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가 문제가 될 때마다 '아는 사이' 이상의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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