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도 반한 매력' 박보검을 드디어 만났다

2016-10-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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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바스틱 춤을 추며 등장한 왕세자가 있다. 배우 박보검(23) 씨다. 박 씨는 지난 18일 종영한 KBS '

붐바스틱 춤을 추며 등장한 왕세자가 있다. 배우 박보검(23) 씨다. 박 씨는 지난 18일 종영한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 역으로 열연했다.

드라마는 방송 7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박보검 씨는 '보검앓이', '보검매직' 등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박 씨를 2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 인터뷰 장소 인근에는 박 씨를 보려는 팬들로 가득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이번 드라마 덕분에 팬분들 연령층이 더 다양해진 것 같다"면서 "필리핀 세부로 포상 휴가 갔을 때도 연세 있으신 분들께서 먼저 알아봐주시고 인사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덧붙여 "팬 분들을 많이 만나면 만날 수록 기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거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27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 씨 / 위키트리

이날 박 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끝이 났는데요

일단 우리 드라마가 '달만 봐도 생각나는 따뜻한 드라마'로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드라마가 정말 많은 분들께 큰 사랑받고, 저 또한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촬영현장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조금은 끝났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저도 정말 좋은 분들과 일했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사극은 이번이 처음인데,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나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대본을 보면서 굉장히 설렜었고 '어? 이 역할 굉장히 재밌겠다'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었어요.

그런데 유정 씨가 캐스팅되고 진영이 형, 동연이. 많은 선배님들이 한두 분씩 캐스팅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점점 부담감이 커지는 거예요.

내가 이분들한테 절대로 피해를 끼치면 안 되겠다.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이영(캐릭터)을 만났는데, 그럴수록 제 연기에 확신이 안 생기고 위축되더라고요. 그때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박보검 씨는 극 중 캐릭터 이영에게 "고생했다. 잘 버텼다"고 토닥여주고 싶다고 했다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그때 기도 많이 하고, 가족들과도 이야기 많이 하고, 송중기 선배님한테 전화드려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송중기 씨는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자신감 가지고, 네가 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저한테 되게 큰 힘이 됐어요. "즐기면서 하라"는 말씀도 해주셨죠.

그리고 함께 출연한 선배님들이 극 중심을 잘 잡아주시고 제가 모르는, 부족한 부분을 많이 알려주셔서 이영이란 캐릭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안 계셨더라면 많이 흔들리고 중심을 더 못 잡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이 부분은 잘했다' 생각한 장면이 있다면요

처음엔 천방지축 날라리 왕세자 역할을 연기했던 장면요.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고민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드라마보면서 '어, 나한테도 저런 면이 있었네. 저렇게 능청스럽게 연기했었네' 한 거 보면서 되게 신기한 걸 많이 느꼈어요.

KBS '구르미 그린 달빛'
KBS '구르미 그린 달빛'

이전에도 인기가 많았지만 이번 드라마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이번 드라마 덕분에 팬분들 연령층도 더 다양해진 것 같아요. 되게 놀랐어요.

사극을 하면서 할머니팬들도 늘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아, 진짜요? (놀람) 맞아요. 저 저번에 세부 갔을 때도 연세 있으신 분들께서 먼저 알아봐주셨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했어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은데,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요

제 매력이요? (웃음) 그냥 뭔가.. 성...성..성실함? 성실하려고 하는 자세? 그런데 이건 언제나 저한테 필요한 거 같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 같아요. 저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해야 발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성숙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보검 씨 외모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본인이 잘생긴 거 혹시 언제부터 알았나요?

네? (많이 놀람) 그냥 부모님께 감사했어요.

그런데 그게 말의 힘이 되게 큰 거 같아요. 어느 부모님한테든 아들딸은 다 귀한 자식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우리 가족한테 감사했던 마음이 정말 컸던 것 같아요. 항상 저한테 "우리 귀한 아들"이라고 해주세요. (구체적인 시기는 답변하지 않았다)

27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 씨 / 위키트리

혹시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요

팬분들을 많이 만나면 만날 수록 기억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게 많아지는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최근에 경복궁 팬사인회에서도 그렇고, 필리핀 세부에서도 그렇고, 그렇게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오실 줄은 몰랐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진은 지난 19일 서울 경복궁에서 팬사인회를 했다. 이날 많은 인파가 경복궁에 몰려 화제가 됐다 / 뉴스1
KBS '구르미 그린 달빛'출연진과 제작진은 지난 21일 4박 5일 동안 필리핀 세부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 배우 방중현 씨 인스타그램

굉장히 귀한 발걸음을 많이 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저도 오랜만에 팬분들 만나서 신난 마음에 뭔가 인사도 해드리고 싶고 한 분 한 분 눈도 맞추고 싶었는데 그렇게 해드리면 해드릴수록 더 질서가 유지가 안 되고 더 환호해주셔서, 제 행동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필리핀에서도…사실 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필리핀에서 활동한 적도 없으니 어떻게 알아봐 주시나 싶었는데 KBS WORLD TV(KBS 해외방송 채널)를 통해서 드라마를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최근 필리핀 휴가지에서 일부 팬들이 박보검 씨를 만지는 사진이 SNS에서 확산되기도 했는데요

놀랬어요. 이렇게 다 저를 알아봐 주시고. 박보검 박보검 하시는데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많이들 알아봐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도 있었지만 인사를 많이 해드리면 더 좋아하고 환호해주시니까 제가 더 다가가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사고가 생길까 봐.

박보검 씨 이미지가 너무 착한 걸로 유명한데. 자꾸 착하다고 하니까 부담은 안 되나요

착한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그런 면을 통해서 색다른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보다는 제가 잘 표현해낼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더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착하다는 얘기를 들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행동을 했더라면 그게 더 나쁜 거고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24년 동안 저는 저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생각하거나 부담을 가진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저대로. 지금처럼 정직하고 분명하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는 게 저만의 사는 방식이에요.

연말까지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편히 쉴 거 같고 팬분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으로 해외에 화보 촬영을 하러 가요. 그래서 굉장히 설레기도 하고 (신난 표정) 기대도 되고 신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촬영하면서 학교를 한 번도 못 갔거든요. 이제 좀 전념을 해야죠. 지금 3학년 2학기입니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했는데 경복궁 팬사인회와 필리핀 세부 포상휴가를 다녀오면서 나로 인해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는게 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는 아무래도 매니저랑 같이 다니던가 해야겠죠. 이게 정말.. 어렵더라구요 ㅠㅠ

많이 알아봐 주시는게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그래서 제가 팬분들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생각이 좀더 깊어지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배우 외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나중에 좀 더 기회가 된다면, 입지가 좀더 탄탄하게 굳혀진다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가 담긴 앨범을 내고 싶어요.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라디오 디제이도 하고 싶고. (목소리가 좋다고 하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단 제 본업은 배우잖아요. 우선은 스태프들이 또 한번 만나보고 싶은 그런 배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위키트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늘 변함없이 사랑해주시는 팬분들 때문에 이렇게 힘내서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드라마에서 라온이(김유정)가 "사랑 받았던 기억이 평생을 사는 힘이 된다"고 한 것처럼 저도 팬분들 사랑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 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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