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vs 왓챠플레이…‘월정액 VOD’ 콘텐츠 비교

2016-11-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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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비디오 대여점에 갔다. 대여점에서 비디오테이프 상자만 보고 고른

예전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비디오 대여점에 갔다. 대여점에서 비디오테이프 상자만 보고 고른 영화가 재미없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유료 다운로드, IPTV가 보급되면서 비디오·DVD 대여점은 차츰 사라져갔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월정액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에 상륙했다. 그 뒤를 이어 국내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로 유명한 ‘프로그램스’도 VOD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내놨다.

왼쪽부터 넷플릭스 홈페이지, 왓챠플레이 홈페이지 (좌우로 움직이면 사진이 바뀝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풍경도 바뀌었다. 침대에 누워 태블릿 PC로 영화를 보다가, 다음날 스마트폰으로 보다가 말았던 영화를 이어 본다. 수십 편이 넘는 TV 드라마도 하루에 몰아서 본다. 월정액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이다.

영화·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는 살짝 아쉬운 존재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를 빠르게 서비스하는 IPTV와 다르게, VOD 스트리밍 서비스는 최신 콘텐츠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왓챠 플레이는 부담 없는 요금과 새로운 콘텐츠로 사용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업데이트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두 업체는 장르면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콘텐츠가 다르다. VOD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엄청난 콘텐츠 숫자를 자랑하더라도, 내가 정작 원하는 콘텐츠가 없으면 아까운 돈만 날릴 수도 있다. 영화·드라마 덕후들을 위해 넷플릭스와 왓챠 플레이를 비교해 봤다.

콘텐츠 개수는 2016년 10월 31일 기준이다. 콘텐츠 개수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분류에 따라 중복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와호장룡: 운명의 검’은 로맨스 영화와 액션 영화에 동시 포함된다. 여러 시즌으로 구성된 드라마는 모두 1편으로 집계했다.

TV드라마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총 134편

총 124편

대표작

*‘블랙미러’ 시즌 1-3 (2016)

*‘나르코스’ 시즌 1-2 (2016)

*‘기묘한 이야기’ (2016)

*‘마블 루크 케이지’ (2016)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1-4 (2016)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1-2 (2016)

*‘더 겟다운’ (2016)

‘청춘시대’(2016)

‘셜록’ 1-3 (2014)

‘하우스’ 1-8 (2011)

‘가십걸’ 1-6 (2012)

대표작

‘닥터 후’ 시즌 7-9 (2015)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11 (2014)

‘심야식당’ 시즌 1-3 (2014)

‘화이트 채플’ 시즌 1-3(2013)

‘에이전트 오브 쉴드’(2013)

‘빙 휴먼’ 시즌 1-3 (2013)

‘커뮤니티’ 시즌 1-2 (2010)

‘로스트’ 시즌 1-6 (2010)

‘스킨스’ 시즌 1-4 (2010)

‘워킹 데드’ 시즌 1-3 (2012)

‘고독한 미식가’ (2012)

* 표시가 된 작품은 오리지널 콘텐츠다

넷플릭스 최대 특징은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비롯해 ‘기묘한 이야기’, ‘나르코스’, ‘더 겟다운’ 등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더 겟다운’은 ‘물랑루즈’(2001)로 유명한 거장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기묘한 이야기’는 지난 7월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기반 드라마로 꼽혔다.

'기묘한 이야기' /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히트작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런 호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2016년 3분기 매출 22억 9000만 달러(약 2조 6122억 원)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했다고 지난달 17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 ‘마블 퍼니셔’ 등 야심찬 오리지널 드라마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또 ‘셜록’, ‘하우스’, ‘가십걸’ 등 유명 TV 드라마도 볼 수 있다. 최근 JTBC ‘청춘시대’도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왓챠플레이에서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는 ‘로스트’, ‘그레이 아나토미’, ‘워킹 데드’같은 한번쯤 이름을 들어 봤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단, 넷플릭스에 비해 TV 드라마가 무척 적은 편이다. 게다가 최신 시즌이 올라오지 않은 작품이 많다. 현재 시즌 7이 방영 중인 ‘워킹 데드’는 지난 2012년에 방송됐던 시즌 3까지만 공개됐고, ‘커뮤니티’는 2011년 방영분인 시즌 2까지만 볼 수 있다. ‘커뮤니티’는 시즌6까지 방영된 상태다.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넷플릭스보다 왓챠플레이가 낫다. 일본 콘텐츠 숫자도 훨씬 많고, ‘고독한 미식가’, ‘데스노트’, ‘심야식당’같은 인기 일드를 접할 수 있다.

한국 영화

넷플릭스

한국 영화는 왓챠플레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왓챠플레이가 보유한 한국 영화는 모두 665편으로 넷플릭스 74편보다 9배가량 많았다.

넷플릭스에 있는 한국 영화는 대부분 ‘기술자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빅매치’ 등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작품이다. 2014년대 이후 영화는 찾기 어려웠고, 대부분 상업영화였다.

그에 비해 왓챠플레이는 2000년대 이후 대부분 한국 영화를 찾을 수 있었다. 왓챠플레이는 CJ E&M, 롯데 엔터테인먼트, 쇼박스와 제휴를 맺어 주요 영화 배급사 작품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 2015년 개봉한 ‘암살’, ‘베테랑’, ‘도리화가’ 등 최신 영화는 물론, ‘파수꾼’, ‘두개의 문’ 등 다양성 영화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왓챠가 킬러 콘텐츠로 꼽는 영화 '베테랑' / 영화 '베테랑' 스틸컷

드라마 영화

넷플릭스

왓챠플레이가 더 많은 드라마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대작 위주라면, 왓챠플레이는 더 다양한 국가·감독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예술 영화라고 분류되는 작품이 많은 것도 왓챠플레이 특징이다.

거장으로 불리는 다르덴 형제,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 작품이 현재 왓챠플레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또 ‘아이 킬드 마더’부터 ‘마미’에 이르기까지 ‘칸의 총아’라고 불리는 자비에 돌란(Xavier Dolan) 감독 대부분 작품을 볼 수 있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자비에 돌란 감독이 연출한 '아이 킬드 마더', '탐앳더팜', '로렌스 애니웨이', '마미'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 영화 '마미' 스틸컷

넷플릭스에서는 ‘보살핌의 정석’, ‘엑스오 엑스오’, ‘탈룰라’ 같은 오리지널 영화가 있다. ‘탈룰라’는 엘렌 페이지(Ellen Page)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로맨스 영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노트북’, ‘비포 선라이즈’처럼 로맨스 영화 교과서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단 미국 작품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왓챠플레이는 넷플릭스보다 로맨스 영화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 로맨틱 코미디만이 아닌, 예술 영화관에서 상영한 ‘우리도 사랑일까’, ‘질투’, ‘프란시스 하’ 같은 작품도 눈에 띈다. ‘사랑을 카피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عباس کیارستمی) 감독, ‘내 남자의 아내도 좋다’ 우디 앨런(Woody Allen), ‘화양연화’ 왕가위(王家卫) 같은 거장도 만날 수 있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스틸컷

액션 영화

넷플릭스

액션 영화 라인업은 두 업체 모두 액션 영화 마니아들이 대부분 봤을 법한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그나마 넷플릭스는 ‘두 오버’, ‘자도빌 포위작전’ 같은 오리지널 영화가 차별점으로 꼽힌다. ‘와호장룡’(2000) 속편 ‘와호장룡: 운명의 검’도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만 단독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 신작 ‘옥자’도 2017년 넷플릭스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 신작 '옥자'에 5000만달러(약 577억원)를 투자했다 / 넷플릭스

왓챠플레이는 ‘아이언맨’ 시리즈, ‘토르’ 시리즈,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등 마블 원작 작품이 눈에 띈다. 또 넷플릭스에서 보기 힘든 ‘서유기 월광보합’, ‘프로젝트 A’ 같은 홍콩 영화도 찾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왓챠플레이가 많고, 다양하다. 왓챠플레이에서는 디즈니 르네상스를 열었던 ‘인어공주’를 비롯해 ‘알라딘’, ‘라이언킹’, ‘토이스토리’ 시리즈, ‘주먹왕 랄프’ 등 다양한 디즈니·픽사 작품이 있다.

디즈니 대표작으로 꼽히는 '미녀와 야수' / 영화 '미녀와 야수' 스틸컷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에게도 왓챠플레이가 더 적합하다. 호소다 마모루(細田 守) 감독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늑대아이’, 신카이 마코토(新海 誠) 감독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등 유명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다. ‘원피스’, ‘강철의 연금술사’, ‘세일러문 S’ 등 유명 TV 애니메이션도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마다가스카’, ‘메가마인드’, ‘슈렉’ 시리즈 등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요괴워치’가 가장 최신작이다.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왓챠플레이가 넷플릭스보다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많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콘텐츠는 EBS ‘다큐 프라임’ 시리즈, EBS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 시리즈에 집중돼 있다. ‘플래닛 어스’, ‘우주의 불가사의들’ 등 BBC 다큐멘터리가 24편 있다. 그 외에 ‘침묵의 시선’, ‘피나’, ‘인사이드 잡’ 같은 영화관에서 상영된 유명 다큐멘터리도 있다.

넷플릭스는 ‘아만다 녹스’, ‘살인자 만들기’, ‘핫 걸 원티드’같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다수 포진돼 있다.

특히 ‘살인자 만들기’는 지역 사법당국의 부패를 폭로하던 중 범죄 유력 용의자가 된 남자 이야기를 그린 실화 스릴러다. 이 작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로 꼽힌다. 또 ‘인디 게임’,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트윈스터즈’ 등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볼 수 있있던 작품이 서비스하고 있다.

논란을 불러 온 '살인자 만들기' / 넷플릭스

그 외에 넷플릭스에서는 ‘앨라 웡: 베이비 코브라’(2016), ‘루이스 C.K. 라이브 앳 코미디 스토어’(2015), ‘아지즈 안사리: 생매장’(2015) 등 토크쇼 및 스탠드업 코미디 44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서는 대중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낯선 장르다.

결론

왓챠플레이가 보유한 영화는 넷플릭스보다 훨씬 많고, 다양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예술 영화, 정치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아시아·유럽 콘텐츠를 찾기 어려웠다면, 왓챠플레이는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다양한 국가 영화를 망라했다. 한국 영화는 왓챠플레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왓챠플레이가 적합했다. 왓챠플레이는 지난 7월부터 ‘드래곤 볼’, ‘원피스’, ‘소년탐정 김전일’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계속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 주요 콘텐츠는 직접 제작한 ‘TV 드라마’다. 왓챠플레이에서 서비스하는 드라마가 5년이 넘은 작품이 많았다면, 넷플릭스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핫’한 작품을 빠르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드라마가 워낙 많아, 이것만 챙겨봐도 드라마 폐인이 된다.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스탠드업 코미디도 장점으로 꼽힌다.

왓챠플레이 월 이용료는 4900원이다. 넷플릭스 스탠다드 월 이용료는 1만 2000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가 비싸 보이지만, 넷플릭스는 여러 기기에서 다른 사용자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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