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화상 입은 소방관' 사진 삭제 논란
2016-1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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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화상 입은 소방관 사진을 검열해 논란이 일었다. 페이스북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
페이스북이 화상 입은 소방관 사진을 검열해 논란이 일었다. 페이스북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진이 게재된 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이었다. 스웨덴에 사는 욘 린더블라드(Björn Lindeblad)는 친구 라쎄 구스타브손(Lasse Gustavson)의 생일을 맞아, 구스타브손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스웨덴 매체 SVT 보도에 따르면 구스타브손은 1981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큰 화재 사건을 진압한 소방관이다. 당시 그는 큰 화상을 입었다. 머리카락과 눈썹, 두 귀를 잃었다. 스웨덴 국민과 정부는 용감한 소방관에게 존경을 표했고, 그는 국가적 영웅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검열 시스템은 이러한 맥락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린더블라드는 페이스북이 사진을 삭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페이스북은 '혐오와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사진' 게재를 금지하고 있다.
린더블라드는 분노했다. 그는 7일 다시 사진을 올리며 긴 글을 남겼다.
글은 "페이스북의 불쾌한 정책에 저항하고 싶습니다. 도움을 요청합니다"라고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 사진을 널리 퍼뜨려주세요. 제가 아는 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을 담은 사진입니다"라며 "36시간 동안 저는 지금 이 사진을 세 번째 올리고 있습니다"라 적었다. "페이스북은 어떤 설명도 없이 두 번씩이나 이 사진을 삭제했습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린더블란드가 올린 이 글은 11일 오후 1시 40분(한국시각) 기준 3만회 이상 공유되며 크게 확산됐다.
결국 페이스북은 검열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더이상 사진은 삭제되지 않았다.
구스타브손은 스웨덴 매체 아프톤블라데트에 "페이스북이 이런 검열을 한다는 건 정말 화가 난다. 일종의 '인종차별'이라 할 수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화상을 입었던 사고 이후 이런 일을 겪었다면 매우 크게 상처받았을 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고를 당했던 24살 때, 나는 매우 취약했다. 지금은 내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