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바위 고립자 구조 중 순직' 해경특공대원 영결식

2016-11-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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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연합뉴스) 유형재 박영서 기자 = "형욱이 형, 사랑하는 나의 형님. 형님의 따듯한

(삼척=연합뉴스) 유형재 박영서 기자 = "형욱이 형, 사랑하는 나의 형님. 형님의 따듯한 미소는 힘든 순간 항상 힘이 됐습니다. 권병아, 사랑하는 우리 동생아. 널 갑자기 떠나보내려니 못 해준 것만 생각나 우린 너무 가슴이 아프다…"

순직 해경 특공대원 영결식 / 이하 연합뉴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초곡항 인근 고립자 구조 중 순직한 해경특공대원 고(故) 김형욱(38) 경위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14일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특공대운동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장(葬)으로 치러졌다.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 임명장과 훈장 추서, 조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이 부르면 어디든 달려갔고, 동료를 위해 두려움 없이 자신을 헌신했던 두 사람의 영결식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

예기치 못한 이별에 가족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동료들도 고개를 떨군 채 슬픔에 잠겼다.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조사에서 "그대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해경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며 푸른 동해의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당당했던 모습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부디 맘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애도했다.

고별사는 동고동락한 특공대 동료가 "바다에서 만나 바다에서 자고, 바다를 가슴에 끼고 우리의 우정을 다졌건만, 어찌 바다가 만남을 이리도 시기하고 질투하는지…더는 따듯한 미소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힘이 든다"며 읽어나갔다.

애써 눌렀던 슬픈 감정은 "험난한 파도와 맞서며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몸으로 지켜온 해양경찰이자 따뜻한 동료였던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마지막 인사에서 흐느낌으로 터져 나왔다.

"아빠는 어디 갔어?"…슬퍼하는 유가족

해경은 김형욱 경사를 경위로, 박권병 순경을 경장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박 경장은 2012년 4월 임용돼 인천해경 312함에서 4년간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 단속업무를 했다. 지난해 9월 국민안전처장관 표창을 받았을 정도로 매사에 솔선수범한 모범공무원이었다.

슬하에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아내의 뱃속에는 7개월 된 태아가 곧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 경위는 2002년 4월 임용돼 14년간 특공대에 근무한 베테랑이다.

김 경위 역시 지난해 12월 국민안전처장관 표창을 받는 등 총 12건의 표창을 받을 정도로 동료들로부터 신뢰가 두터웠다.

아내 역시 해양경찰 공무원으로 두 사람은 바쁜 업무 와중에도 사랑을 키우며 화촉을 밝혀 딸(5)과 아들(2)을 뒀다.

근무했던 특공대 떠나는 해경 특공대원

두 사람은 지난 8일 오후 강원 삼척시 초곡항 인근 공사현장 갯바위에서 근로자 4명이 고립되고 1명이 바다로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구조 중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박 경장이 숨지고, 김 경위가 실종 나흘 만인 11일 오전 사고지점 남쪽 50m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힘든 임무에도 늘 어려운 일에 앞장섰으며 특히 김 경위가 실종된 8일은 그의 다섯 살배기 딸의 생일이었고 9일은 부친 기일이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시신은 화장 후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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