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응급의학과 의사가 밝힌 '견디기 힘든 순간'

2016-11-22 08:00

add remove print link

이하 JTBC '비정상회담' 남궁인 씨가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21일

이하 JTBC '비정상회담'

남궁인 씨가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21일 JTBC '비정상회담'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씨가 출연했다. 그는 "가끔은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이 앞서는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을 냈다.

남궁인 씨는 "나는 감정이 앞설 때가 많은 편"이라며 참기 어려웠던 순간을 말했다. 그는 "50대 환자가 약물 복용으로 자살시도를 하셨다"며 "다행히 많이 드시진 않아서 깨어나니까 삶의 의지도 있고 치료도 순응적이었다. 정신과 치료도 다 받으셨다"고 했다. 당시 남궁인 씨는 "열심히 살라"며 환자를 격려하고 보냈다.

그는 "그런데 2시간쯤 뒤 7층에서 추락한 사망 환자가 왔다"며 "흰 덮개를 걷었더니 (보내드렸던) 그 환자였다"고 했다. 남궁인 씨는 "(환자가) 정말 죽으려고 했는데 괜찮은 척 연기를 하신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119 대원들의 의료지도 녹취록을 평가하는 일도 감정 없이 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남궁인 씨는 "거의 죽음에 가까운, 최악의 순간이지 않냐. (음성파일에는) 비명과 울음소리가 담겨있다"며 "이 음성파일을 매달 100개씩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감정 없이 그 일을 할 수 없더라"고 털어놨다.

"환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은 없냐"는 질문에 남궁인 씨는 "나지만 꾹 참는 거다. 환자 앞에서 같이 우는 의사는 사실 좋은 의사가 아니다. 믿음이 안 가니까"라고 했다. 그는 "앞에서 울면 안 되고 뒤에 가서 티 안 나게 혼자 울다 오든지 한다"고 말했다.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