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생일파티장 앞에 세워진 '안내판' 하나

2016-12-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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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 한복판에서 일왕 아키히토(あきひと·83)의 생일 행사가 열려 비판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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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일왕 아키히토(あきひと·83)의 생일 행사가 열려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왕실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행사장 앞에 '취재금지'라고 쓰인 안내판을 뒀다.

8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1층 그랜볼룸에서 열린 일왕 생일 행사에는 약 6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왕실은 이날 각국 인사 3000명 가량을 행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행사의 공식 명칭은 '내셔널 데이 리셉션'이다.

이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한일 양국간 '갈등의 골'이 수습되지 않은 가운데, 일왕 생일 행사를 국내에서 치르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원순(60) 서울시장은 같은 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일왕 생일파티'? 오늘은 일왕 생일이 아닌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 영결식이 거행된 날"이라며 "탄핵으로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며 불공정한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는 시작의 날로 만들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42·비례)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엉터리 위안부 합의로 면죄부를 준 박근혜 정부에게 위안부 할머님의 영면이 중요할지, 일왕의 생일파티가 중요할지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님들의 가슴에 엉터리 합의로 대못을 박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박근혜 정부의 만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탄핵이 답이고, 퇴진이 정답이다. 반드시 탄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왕실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행사장 앞에 '취재금지'라 적힌 안내판을 세워두기도 했다.

일본 왕실은 수년째 국내에서 일왕 생일을 기념하고 있다.

2014년에도 일왕 생일 행사가 국내에서 열렸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일왕 생일은 일본 국경일로 이즈음 전 세계 일본 대사관은 각국 주요 인사와 외교사절을 불러 기념 행사를 연다. 한국 외교부가 매년 10월 3일 개천절 전후로 전 세계 대사관에서 국경일 연회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다.

다만, 일왕 생일 행사는 각 나라와 주재국 상황에 따라 재량껏 행사를 개최할 뿐 강제성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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