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학생 4명이 전한 '그날의 기억'

2016-12-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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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EBS '다큐프라임'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 돌아온 안산 단원고 생존자들이 구조 당시

이하 EBS '다큐프라임'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 돌아온 안산 단원고 생존자들이 구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EBS '다큐프라임' 스무 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편에서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장애진, 박준혁, 이종범, 양정원 씨가 출연했다.

프로그램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그 날의 참사와 친구를 잃은 슬픔, 사회적 기억의 의미에 대해 되짚었다. 그날의 참사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325명의 단원고 학생 중 250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900여 일이 지난 뒤,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생존 학생이 전한 구조 상황이다.

박준혁

"몸이 흔들렸어요. 그리고 밖에 나갔는데 갑자기 확 기울더라고요. 그때 이후로는 회복이 안 됐어요. 방송 나오더라고요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경 오고 있으니까

벽이 바닥이 됐을 때 그리고 거기에 물이 차오를 때 그때 나와야겠다고 생각했죠. 물이 순식간에 차더라고요 조끼를 입고 그대로 뛰어들었죠. 엄청 차가웠던 걸로 기억해요.

세월호에서 생존해 나온 사람 중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어요. 제가 잠수해서 떠오르는 데 거의 10초 가까이 걸렸으니까...

출구가 있는데 벽이 있잖아요. 그런데 물이 여기까지 차올랐어요. 갑자기 숨을 쉬고 있는데 숨이 턱 막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대로 있으면 죽겠구나' 싶어서 배 안의 창문은 조금씩 튀어나와 있잖아요. 그거 잡고 앞으로 가면서 입구 쪽을 대충 만져보다가 뭐가 있으니까 그곳으로 잠수해서 빠져나왔죠"

세월호에 물이 가득 차오를 때까지 해경 선내 진입은 없었다. 박준혁 씨가 나오고 4분 후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한다.

이종범

"그래도 저희들보다는 어떻게 보면 기술자들? 기술 같은 걸 다 전문적으로 했으니까 저희보다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래서 한 치의 의심도 없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침몰하던 세월호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내 방송을 들었다. 아이들은 "네"라고 대답했다.

장애진

"저희가 다 (갑판 위로) 올라와서, 나와서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해서 뛰어내린 다음 그 사람이 이렇게 건져준 것밖에 없으니까"

양정원

"제 바로 앞에 애들이 캐비닛에 깔렸거든요. 바로 제 앞에 애들이 있었거든요. 그걸 제 눈으로 본 거예요.

실제로 제가 있던 곳 창문으로 해경들이 줄 타고 내려오는 것도 보이고 헬기 바구니도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도 보이고, 제가 봤을 때는 양 옆에 비상구가 있어가지고 그렇게 멀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안 오니까 무슨 일이 있나 했었는데... 그리고 솔직히 구조는 기본이니까 구조될 줄 알았거든요 해경이 안에 들어와서...

너무 물이 빨리 차서 애들이 못 나오는 거예요 애들이 비명 지르고 손을 막... 그냥 애들한테는 그게 제일 미안해요 못 구해준 거.

솔직히 구조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호한 게 있는 것 같아요. 도와준 건 있지만 주된 탈출은 저희가 한 거 같아요. 구조라기보다는..."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