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 시장 "르 코르뷔지에 전, 공직자들이 봤으면"

2016-12-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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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 / 이하 위키트리 "예전에는 건축이라고 하면 거대함을 상상했죠.

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 / 이하 위키트리

"예전에는 건축이라고 하면 거대함을 상상했죠. 성당이든 교회든 사찰이든 거대했습니다. 신 이름으로 인간을 왜소하게 설정하고, 인간이 신을 경배하게 했죠. 르 코르뷔지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인간을 위한 건축'을 연구한 사람이에요. 인간 중에서도 소수자이고 약자인 사람들을 위해 많이 고민했지요. 공직자들이 이 전시를 많이 봤으면 합니다."

윤장현(67) 광주 시장이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1887~1965) 전시를 호평했다.

16일 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 전'을 관람했다. 윤장현 시장은 "공직자들이 보면 좋은 전시"라며 전시를 추천했다.

윤장현 시장은 "건축은 인간이 태어나서 조물주가 창조한 세상 속에서 살다가는 공간"이라며 "그런 면에서 건축가는 인간과 창조주 사이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르 코르뷔지에는 (인간과 창조주 사이에 있는) 전설적인 존재"라며 "한국인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윤장현 시장은 특히 "공직자들도 이 전시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르 코르뷔지에 작품이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는 의미다.

윤 시장은 특히 전시 섹션 중 여덟 번째인 '4평의 기적'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 시장이 언급한 '섹션 8 : 4평의 기적'은 르 코르뷔지에가 마지막 여생을 보낸 로크브륀 카프 마르탱(Roquebrune-Cap-Martin) 해안에 있던 4평 오두막(카바농)을 복원한 것이다. 1951년 르 코르뷔지에는 아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 오두막을 만든 다음,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프 마르탱에 있던 4평 오두막을 그대로 복원했다. 4평밖에 되지 않는 공간에 침대, 탁자, 화장실 등이 모두 있지만, 비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르 코르뷔지에는 이곳에서 작은 창문 너머 지중해를 보곤 했다. 그에게 건축은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통로였다.

'현대건축의 아버지 : 르 코르뷔지에 전'은 그런 르 코르뷔지에 철학을 살려, 복원된 오두막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파도치는 푸른 지중해가 보이도록 내부를 구성했다.

윤 시장은 "지금 한국 사회는 허탈함, 분노, 갈등 등 복합적인 감정과 직면해 있다"며 "촛불집회 등 중요한 혁명기를 함께 하는 우리가, '인간 중심'이라는 화두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인간 중심적 가치가 많이 상실된 시기이지만, 인간을 사랑했던 르 코르뷔지에 전시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 전시는 내년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남긴 그림, 조각, 태피스트리 등 500여 점 작품이 마련됐다. '건축가'인 동시에 '예술가'인 르 코르뷔지에를 만날 기회다.

*사진 = 신희근, 전성규 기자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