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렵다" 운전 8년차 기자가 체험한 '불면허시험'

2016-12-2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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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물시험'에서 '불시험'으로 변한 운전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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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물시험'에서 '불시험'으로 변한 운전면허 장내 기능시험을 직접 응시해보니 "와 어렵다"가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 마련된 운전면허 기능시험 체험 현장에는 많은 기자들이 '운전 경력 몇 년인데…' 하는 듯한 표정으로 체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내 시험장 방송에는 "실격입니다"가 이따금 들리기 시작했다.

운전면허 취득 8년째인 기자는 '설마 떨어지겠어'하는 생각과 함께 기능시험 100점을 기대하며 2종 보통 시험 차량에 탑승했다.

방향지시등·전조등 조작 등의 조작 시험을 감점 없이 무사히 통과하고 첫 번째 난관인 경사로 코스에 진입했다.

하지만 정지 후 다시 차량을 출발시켜야 하는 경사로에서 멈추지 않고 통과하면서 바로 경광등이 울렸고 실격됐다.

새 기능시험, 경사로 부활

'물시험'이라 불렸던 이전 기능시험에는 없었던 경사로에서 충격적인 실격을 당하고 심기일전해 2차 도전을 했다.

경사로에 진입한 후 이번에는 정확히 차량을 멈췄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어 순간 불안했지만, 무사히 경사로를 넘어갈 수 있었다. 경사로에서는 뒤로 1m 이상 밀리면 실격된다.

경사로 내리막길에서는 액셀을 그대로 밟고 있다가 제한 속도 20㎞를 넘을 뻔하면서 실격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방향지시등을 제때 작동하고 교통 신호에 맞춰 운전하면서 천천히 시험 코스를 주행했고 드디어 가장 어렵다는 'T자 코스'에 들어섰다.

주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직각 주차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었지만 한 번에 차량을 주차 공간에 넣지 못했다.

2번가량 차를 앞으로 빼고 뒤로 넣고 해 무사히 차를 주차 공간에 넣었다. 차량 뒷바퀴를 정확히 노란색 주차선과 흰색 선 사이에 위치시키기도 어렵게 느껴졌다.

새로 바뀐 기능시험 코스 안내문

평소 차량 후방 카메라·센서에 의지해 감을 기르지 못한 운전자들에게는 사이드미러로 보이는 후방과 감만으로 정확히 차량을 세우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보였다.

무사히 차량을 주차했지만, T자 코스를 나올 때 긴장이 풀린 나머지 오른쪽 주차선을 침범했다. 10점 감점이다.

합격 점수가 80점인 가운데 90점이 되자 긴장이 한층 더 높아졌지만, 교차로에서 정지선을 침범하면서 5점이 추가로 감점됐다.

가속 코스를 무사히 통과해 약 10분간의 '불면허시험'을 마쳤고 최종 점수 85점으로 간신히 합격 할 수 있었다.

별도의 기능시험 연습을 하지 않았지만, 수년간 운전을 해온 기자들에게도 경사로와 직각 주차(T자 코스)를 비롯해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 등이 추가된 기능시험은 진땀을 뺄 정도였다.

실격으로 체험을 마친 한 기자는 "2006년에 면허를 땄는데 T자 코스에서 주차선을 넘는 바람에 불합격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것이 T자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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