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유니버스 코리아' 조세휘 씨를 만나봤다

2016-12-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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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휘 씨 / 이하 위키트리 최근 SNS에서 뛰어난 '미모'로 주목

조세휘 씨 / 이하 위키트리

최근 SNS에서 뛰어난 '미모'로 주목 받은 사람이 있다. 2016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대상을 수상한 조세휘(25)씨다.

조세휘 씨를 처음으로 주목한 건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들이다. 다음 '이종격투기 카페', '도탁스', 네이버 카페 '디젤 매니아' 등 커뮤니티에서 조세휘 씨 일상 사진이 담긴 게시물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인스타그램 사진 속 조세휘 씨는 예쁘고, 화려하고, 고민은 없어 보이는 '미녀'로만 보였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세휘 씨는 사진 속 이미지와는 좀 달랐다. 혼자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미래에 고민도 많은, 갓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여성이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한 커피숍에서 세휘 씨를 만났다.

이름이 특이한데

이하 조세휘 씨 인스타그램

조세휘. 세상 세(世)에 빛날 휘(輝)를 쓴다. 남자 이름이다. 엄마가 태몽을 꿨는데 좀 특이하다. 캄캄한 밤하늘에 노란 바나나 하나가 떠 있더란다. 근데 그 바나나가 너무 반짝반짝 빛나더란다. 엄마가 아빠랑 고민하다가 바나나가 빛났으니 '빛'과 관련한 이름을 찾았다.

내 이름이 너무 좋다. 나랑 이름 같은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중·고교 학창시절은 어땠나

인기가 진짜 많았다.(웃음) 고등학교 때 전교 부회장을 했는데 여자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두발규정이 엄격한 학교였는데 난 아예 머리를 남자처럼 잘랐다. 당시 가수 서인영 씨가 귀를 파내는 쇼트커트를 했다. 나도 그 머리처럼 잘랐다. 교복도 치마 대신 바지를 입었다. 그때 진짜 못생겼었다.

내가 최고로 못생겼을 때인데 친구들이 정말 나를 많이 좋아해줬다. 고등학교 때 너무 좋은 추억밖에 없다.

언제부터 꾸미는 것에 관심이 생겼나

연극영화과를 진학하다보니 예쁜 선배님들이 많았다. 그 선배님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메이크업은 2014년 미스코리아 대회 합숙 때 전문적으로 배웠다. 평소 비비크림 바르고 눈썹만 그리고 다닌다. 그런 내게 메이크업은 너무 힘들었다. 미스코리아 대회 합숙 시절 메이크업으로 중간, 기말고사까지 봤다.

대회 출전하기 전에는 메이크업을 한다고 하면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살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대회 메이크업은 완전 달랐다. 공작새 같은 속눈썹을 통째로 붙인다. 여기에 맞춰서 아이라인 굵기, 음영을 주는 게 완전 다르다. 대회 당일도 본인이 메이크업을 하는데 난 음영 완급 조절을 잘 못해서 그날 더 안 예뻤던 것 같다.

2014 미스코리아 경기 선(善) 출신이다. 미인대회를 어떻게 나가게 됐나

연극영화과를 다니면서 오디션을 많이 봤다. 좋은 결과가 있었던 적도 있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에는 진입문턱에서 자꾸 넘어지더라. 생각을 했다. 내가 다른 지원자들과 비슷해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거라면 나의 타이틀을 가져 보는 게 어떨까라고.

이런 생각을 갖고 구정 연휴 때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할머니 나 걱정이 있다. 일도 잘 안풀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할머니가 "너 키도 크고 할머니 닮아서 목소리도 크고. 너 미스코리아 한 번 해봐라" 이러시더라.

내가 "할머니 그런 건 이쁘고 그런 사람이 나가는거야. 나같은 애는 안돼"라고 하니 할머니가 "너는 배짱이 있어서 될 거다"라고 하시더라. 3개월 후에 미스코리아 대회에 지원해서 경기 선(善)이 됐다.

사실 할머니도 당선은 안됐지만 미스코리아 경북에 출전했었다. 할머니가 여든이 넘으셨는데 지금 키가 170cm다. 아마 젊었을 때는 더 컸을 거다. 내가 172cm인데 키는 아빠와 할머니를 많이 닮았다.

미인대회를 준비할 때 힘든 게 있었는지

미인대회라는 게 아름다움을 놓고 경쟁을 하는 거라 굉장히 스트레스다. 정말 예쁜 사람이 많다. 대회 전 한달 간 합숙에 들어가는데 그때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그렇다고 그 안에서 싸우고 그런 건 아니다.(웃음)

아직도 그때 같이 합숙한 미스코리아 친구들과 일주일에 2~3번씩 만난다. 대회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신경전을 비롯해서 줄다리기가 있다. 그게 좀 힘들다. 친해지고 싶은데 합숙기간 중 마냥 친하게 지내기도 어려웠다 그때는.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다.

인하대 연극영화과를 지난 3월에 졸업했다. 연기를 할 생각인가?

전공이 연극영화라서 학창시절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에 배우로 참여를 많이 했다. 그때 재미있더라. 연기 쪽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근데 지금 생각으로는 제 사업을 더 하고 싶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소매 쇼핑몰인데. 먼 미래 내 진짜 목표는 ZARA, H&M 같은 스파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코리아 스파 브랜드. 최근까지 블로그를 이용해 쇼핑몰을 했었는데 지금은 잠정적으로 판매를 안 하고 있다. 준비 중에 있다.

옷을 좋아하나보다

난 옷이 너무 좋다♥ 옷을 만드는 거, 옷을 입는 거, 다 너무 좋다. 옷 입는 거에 별로 관심이 없던 제 친구들도 저 때문에 관심을 갖고 그런다. 전날 입을 옷도 미리 다 생각해두고 잔다. 그렇게 안 하고 아침에 고르면 이 옷도 입고 싶고, 저 옷도 입고 싶다. 고민하다가 시간이 간다. 자기 전에 '내일은 어떤 자리에 갈 거니까 이런 옷을 입어야지'하고 옷장에 딱 걸어둔다.

평소 옷차림은 어떤가

사람들은 나를 보고 늘 (패션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하는데.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평소 트레이닝복을 제일 좋아한다. 겨울에는 레깅스다. 레깅스, 나이키 탑, 반팔 티 입고 머리 묶고 그렇게 다니는 게 제일 좋다. 그렇게 입고 여기(커피숍) 자주 온다.

짝사랑 해 본 적 있나

짝사랑이라 하면 남자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고 만나기 전까지 고민하는 시간을 말하는건가? 난 좋으면 찾아가서 '당신이 좋은데 저 어때요?'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그러는 이유는 마음앓이하는 시간이 아까워서다. 어떤 사람이 좋으면 한 살이라도 어리고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을 때 그렇게 용기있게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당연히.

거절 당한 적은 있나?

음... 없었던 것 같다.(웃음) 보류당한 적은 있다. '내가 좀 생각해 볼게' 이렇게. 그리고 나서는 사귀게 됐던 것 같다. 근데 아무에게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사람한테 나도 호감을 느낀다.

이상형은?

외모는 진짜 안 본다. 전형적인 미남은 만나본 적도 없다. 외모는 개성있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 외에 남자를 볼 때 첫 번째로 보는 게 내가 존경할 수 있는, 배울 게 있는 사람인가를 본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번 만나면 오래 만나는 스타일이라서 사귀기 전 탐색 기간이 좀 긴 편이다.

2016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대상을 받았다. 예상 했나.

전혀 예상 못했다. 2014 미스코리아 동기들이 다 와줬다. 엄마, 아빠, 초·중·대학 동기들. 다 회사 빠지고 와줬다.

시상 순서가 탤런트상, 우정상, 공로상, 3위, 2위, 1위, 대상 순이었다. 내가 첫 번째 탤런트상을 받았다. 순간 '아 내가 안됐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너무 감사한 상이지만 그래도 내가 3위 안에도 들지 못했구나 싶었다. 아버지도 사진이 취미셔서 대포만한 카메라를 갖고 오셨는데 탤런트상 받은 뒤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으셨단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맨 마지막 대상 시상 때 내 이름이 불렸다. 그때 갑자기 대회장이 뒤집어지면서 숫자가 흘러가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대상 받은 날 뭐했나?

대회가 열린 호텔 중국집에서 친구들이랑 짜장면 먹었다. 부모님은 따로 가시고. 그날 너무 피곤했다. 대회 기념사진까지 다 찍으니 밤 11시 30분쯤 마무리됐다. 그래도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다.

'미인대회'는 세휘 씨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

이 타이틀이 내 인생을 바꿔준다는 생각은 안 한다. 대신 이 귀중한 타이틀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4년 미스코리아 당선 되고나서 그때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웃음) 나는 이제 미스코리아야 이런 느낌 때문에 자만했었다. 친구들이 '너 뭐 할거야? 시집 갈거야?'라고 물으면 '아 몰라. 난 다 잘 되겠지' 이런 식이었다. 그야말로 자만이 가득했다. 그 시절에는 너무 부끄럽게도 알 수 없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싸여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이 타이틀을 갖고 어떻게 똑똑하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내 브랜드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잘 살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결론은 미인대회란 인생을 바꿔줄 키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해주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나의 내 무기다.

일이 없을 때 일상은 어떤가

눈 뜨자마자 양치질만 하고 운동을 간다. 집 바로 앞에 헬스장이 있다. 시간 남으면 한 시간 정도, 못해도 40분은 한다. 거의 매일 가려고 노력한다. 운동 끝나고 집에 와서 아침을 꼭 먹는다. 아침으로 오리고기를 좋아한다.(웃음)

아 그리고 요새 영어회화학원을 다닌다. 영어로 이야기하고 외국인 친구 사귀고 이런 거 좋아한다. 내가 좀 뻔뻔하다.(웃음) 2018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는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하기 때문에 억양 같은 것들을 다듬고 있다.

친구들이랑 놀 때 주로 뭘 하고 노는지

남자친구를 만나든 친구를 만나든 카페 갔다가 영화 보고 이런 건 혼자도 할 수 있지않나. 난 테마를 만든다. 단체 카톡방에 '오늘은 스케이트장 가자', '뚝섬유원지 가자'라며 테마를 만든다. 강화도에 고구마 캐러가기도 한다. 근데 요즘은 친구들도 회사 다니고 피곤하다보니 카페에서 만나서 수다를 떨기도 한다.

2018년 1월 미스 유니버스 대회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1년 정도 기간이 있는데 뭘 준비할 생각인가.

물론 외모도 중요하고 영어, 스피치 다 중요한데 그런 것보다 배포를 키우고 싶다. 그래서 준비도 치열하게 하겠지만 혼자 생각할 시간도 많이 갖고 싶다. 혼자 책도 읽고, 여행도 가고. 혼자 여행다니는 거 엄청 좋아한다. 조조영화 보는 게 '특기'다. 취미도 아니라 특기다.

혼자 뭘 하는 거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혼자 고깃집도 간다. 친구들이 그러지 좀 말라고 한다.(웃음)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22일 촬영 때문에 발리에 간다. 아마 크리스마스 기간을 지나서 이달 말에 오거나 1월 넘겨서 올 것 같다. 아직 일정이 확실히 나오지 않아서 딱 정하진 못했다. 일 하는 날짜 빼고 한번 한국에 와서 시간을 보내고 갈까 생각 중이다. 물론 발리도 좋은데 모르는 사람들이랑 보내면 되게 슬플 것 같다. 지금 막 계획을 짜고 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