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상태'로 승객 154명 탄 여객기 이륙 시도...조종사 해고

2017-01-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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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만취한 상태로 154명의 승객이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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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만취한 상태로 154명의 승객이 탄 여객기를 이륙시키려던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소속 조종사가 해고되고, 최고 경영진 두 명이 사임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가루다 항공의 국내선 저가항공 자회사인 시티링크는 지난달 30일 앨버트 부르한 대표이사와 하디노토 수디그노 업무상무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바티무르(동자바)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에서는 같은달 28일 오전 5시 15분께(현지시간) 자카르타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시티링크 QG800편의 이륙이 1시간여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조종사 테카드 푸르나(32) 기장이 만취해 혀가 꼬인 발음으로 비행전 안내방송을 하자 당황한 승객들이 이륙을 중단시키고 전원 비행기에서 내린 결과다.

처음 시티링크 측은 테카드 기장이 만취 상태였다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가 소지품까지 흘려가며 비틀비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 TV(CCTV) 영상이 공개되자 테카드 기장을 해고 조치했다.

부디 카리야 인도네시아 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면서 "항공 관련 규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저가항공사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급증한 항공편에 비해 숙련된 조종사 수가 적고, 당국의 규제 역시 느슨해 항공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2007년 인도네시아 항공기의 자국 취항을 금지했다가 올해 8월 해제했고, 유럽연합(EU)도 같은 조처를 내렸다가 이후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왔다.

소속 파일럿이 만취한 상태로 154명의 승객이 탄 여객기를 이륙시키려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시티링크 여객기. [CNN인도네시아 방송 캡처=연합뉴스]

만취한 상태로 154명의 승객이 탄 여객기를 이륙시키려다 적발돼 해고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시티링크 소속 조종사 테카드 푸르나(32)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바닥에 떨어뜨린 모자를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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