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 찍혔던 노태강, 특검 출석

2017-01-11 15:20

add remove print link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 뉴스1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최동순 기자 =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 뉴스1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최동순 기자 = 승마대회 등 최순실씨 관련 체육계 비리를 보고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후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나온 노 전 국장은 조사실로 향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자신에게 가해진 인사외압 의혹에 관한 질문에 "자의에 의해서 나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나쁜 사람' 발언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공무원 하면서 '일을 잘했다, 못했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는데, '나쁘다, 좋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기 때문에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외압이 있었는지 묻자 "그런 건 없었다. 나머지는 특검조사를 받고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당시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비선실세'인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최씨는 별로 들은적 없고 정윤회씨 이야기는 들은적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자리를 미끼로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회유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노 전 국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21)가 출전한 국내 승마대회 등을 포함해 최씨가 관여한 체육계 비리를 보고했다가 좌천돼 공직을 떠났다.

특검팀은 노 전 국장을 상대로 감사 당시의 상황과 감사 내용, 최씨의 부당한 개입 여부 등을 물을 방침이다.

최근에는 조윤선 문체부장관이 지난해 말 노 전 국장에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직을 제안하며 노 전 국장의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어 특검팀은 이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판정시비가 일자 그해 5월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당시 고교랭킹 1위였던 정씨가 대회에서 2위에 그치면서 불거진 일이었다.

이에 노 전 국장은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과 함께 승마협회와 정씨 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감 결과를 보고했다.

같은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노 전 국장 등을 겨냥, 인사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 전 국장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진 전 과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느냐'고 문제삼으면서 지난해 7월 명예퇴직하고 공직에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국장은 앞서 진 전 과장과 함께 최씨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한 검찰특별수사본부에서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