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태블릿PC에 삼성-최순실 거래 논의 정황"

2017-01-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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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이규철 대변인이 장시호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이규철 대변인이 장시호 씨가 제출한 태블릿PC를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최씨의 태블릿PC에는 최씨가 삼성 측과 직접 연락을 취하며 자금 지원 관련 논의를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특검팀이 밝혔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태블릿PC의 사용자 이메일 계정이 최씨가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임을 확인했고, 이메일 송수신 주요 상대방은 데이비드 윤(독일 내 자산관리인), 노승일(K스포츠재단 부장), 박원오(대한승마협회 전 전무), 황성수 등"이라고 말했다.

총 100여 건의 이메일 중 최씨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와 직접 주고받은 것도 있음을 확인됐다.

이메일에는 최씨의 독일 법인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 설립 과정과 삼성이 보낸 지원금이 코레스포츠로 빠져나가 사용되는 내역, 부동산 매입과 그 과정의 세금 처리 부분까지도 상세히 나와 있다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이 특검보는 "독일에서 사용한 자금에 대해 주고받은 이메일을 삼성 관계자와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다만 12일 오전 9시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 소환과 태블릿에 저장된 내용은 큰 상관이 없다"고 부연했다.

특검은 전날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소환해 이 태블릿에 저장된 2015년 10월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 자료' 중간수정본의 진위도 확인했다.

그 결과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자료 초안을 보내줬고, 최씨가 수정한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추가하거나 삭제한 부분이 이메일에 표시돼있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정 전 비서관은 '당시 유난히 수정사항이 많아 특별히 기억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알려졌다.

당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정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있어 이 부분 역시 최씨의 수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당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올바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자라나도록 가르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태블릿PC를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고자 이날 브리핑 현장에 압수 당시 수사관까지 등장해 직접 해당 태블릿(삼성 '갤럭시탭' SM-P815 모델)의 실물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태블릿의 연락처 이름이 '최서원'이라는 점, 이메일 계정이 최씨가 사용하던 주소라는 점, 최씨가 수십 차례 송수신한 것으로 나타난 점 등을 들어 최씨 소유가 맞다고 밝혔다. 사용된 비밀 패턴이 최씨의 다른 휴대전화의 것과 같다고도 설명했다.

최씨는 이 태블릿 속 이메일에서 상대방에게 "이 이메일 계정은 더는 쓰지 않는다"고 말한 뒤 해당 계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도 드러나 증거 인멸로 의심되는 정황도 나왔다.

이 특검보는 "이 태블릿은 특검에서 이미 정상적인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재감정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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