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버리고 간 고양이 3마리, 사체 2구는 뼈만"

2017-01-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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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고양이 피그 / 이하 네이버 블로거 '로마맘' 제공 주인이 떠난 집에서 고양이 한

구조된 고양이 피그 / 이하 네이버 블로거 '로마맘' 제공

주인이 떠난 집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홀로 살아남았다. 함께 발견된 고양이 두 마리는 살점이 뜯긴 채 죽어있었다.

11일 안산시 유기견 보호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산시 2동에 있는 한 빌라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집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고양이는 세입자 없는 집에서 근근이 목숨만 유지하고 있었다. 집에 살던 여성 2명은 연락이 두절된 채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데 집 안에는 고양이 두 마리의 사체도 있었다. 모두 처참하게 뼈만 남아 있었다. 고양이가 배고픔을 참지 못해 굶어 죽은 고양이 사체를 먹은 것이었다. 집주인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보호소 직원은 끔찍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보호소 직원은 "고양이가 심하게 마르고 경계심이 심한 상태였다"고 위키트리에 말했다.

사체로 발견된 고양이

안산시 유기견 보호소는 고양이를 구조해 보호소로 옮겼다. 그리고 피그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마른 몸이 가여워 살이 찌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렇게 피그가 보호소에 들어온 지 10일이 지났을 무렵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블로그로 피그의 사연을 접한 블로거 '로마맘'이 피그를 데려오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는 "좋은 반려인을 만나길 바랐는데... 지옥에서 살아온 아이가 보호소 철창신세가 됐다"며 "보호소 봉사자 분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저기 또한 지옥일 수밖에 없는 보호소 현실(에 데려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산시 유기견 보호소에서 보호 중일 당시 피그

'로마맘'과 지인은 피그를 보호소에서 꺼내와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 피그의 몸무게를 재보니 1.1kg밖에 되지 않았다. 8개월 고양이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였다. 8개월 고양이의 평균 몸무게는 3.5~5kg 수준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피그

진찰 결과 피그는 '범백혈구 감소증'(범백)에 걸린 상태였다. 범백은 혈액 내 백혈구가 감소하는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70%에 가깝다. 또 피그에게는 저혈당, 저혈압, 탈수 증상도 있었다.

현재 피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서는 2시간마다 수액을 급여하고 하루 25회 처치를 하는 등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피그

로마맘은 "정신력과 의지가 정말이지 말로 표현을 못할 만큼 대단한 아이"라며 "보호소에서 나오자마자 산소방으로 직행할 만큼 위급한 상태에서 범백 진단을 받았는데 이틀째 버티고 있다. 이대로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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