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벽 틈에 낀 채 발견된 페르시안 고양이

2017-01-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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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회원 제공 좁은 벽 사이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

이하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회원 제공

좁은 벽 사이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던 고양이가 구조됐다. 네이버 고양이 카페 회원들이 힘을 합친 덕분이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고양이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 올라온 한 회원의 글에서 시작됐다. 회원 '태지짱은 13일 새벽 2시쯤 카페에 "아기가 나오고 싶은데 좁아서 나오질 못하고 있다. 부산 전포동 인데 구조를 어찌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회원 '태지짱'에 따르면 그는 약 15일 전 동네에서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페르시안 고양이를 발견했다. 고양이는 길고양이의 텃새에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며 생활을 했다. '태지짱'은 안타까운 마음에 고양이를 구조하려했으나 경계심이 심해 실패했다.

약 15일 전 동네에서 발견됐다는 페르시안 고양이

며칠이 지나고 고양이가 한동안 보이지 않아 '집에 돌아갔으려나...'하고 생각하던 12일 밤 그는 벽 사이에 낀 고양이를 발견했다. 고양이는 "미요~미요" 울며 꺼내달라고 울고 있었다. '태지짱'은 "갇힌 지 9일 정도 된 것 같다. 닭고기를 주니 양쪽 눈에 눈물을 흘리며 먹는다"면서 "주먹도 안 들어갈 만큼 좁다. 깨끗한 녀석이었는데 눈물 콧물 범벅이 됐다"고 했다.

사연을 전해 들은 카페 회원들은 새벽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도우려 애썼다. '태지짱'은 119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119 요원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은 "아래쪽으로 발 받침 될만한 거라도 밀어 넣어주면 위로 밟고 올라올 수는 없을까요", "담벼락 위쪽이나 뒤쪽은 보셨나요", "위에서 보면 통로가 있을 수도 있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러던 중 새벽 5시쯤 직접 현장에 가서 돕겠다는 회원들이 나타났다. 회원 세 명은 '태지짱'에게 위치를 물어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다행히도 건물 뒤쪽에 공간이 있어 구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지짱'은 "오른쪽에는 레돌프 님이 뛰어내리고, 왼쪽에는 같이 와 주신 분이 뛰어내렸다. 가운데로 아이가 몰리자 레돌프 님이 아기를 번쩍 들어서 애견가방에 넣었다"고 말했다.

페르시안 고양이를 구조 중인 카페 회원들

이들은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진찰 결과 고양이는 2살로 추정되며 중성화가 된 상태였다. 털이 심하게 엉키긴 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지짱'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세 분이나 오셨다. 오시자마자 너무 입구가 좁다며 윗옷까지 다 벗어가며 적극적으로 애를 꺼내주기 위해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높은 곳에 뛰어내리셨다"며 "내일처럼 걱정해주고 이런저런 조언까지 해주신 많은 분들...정말 너무나 고맙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있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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