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마약 환각" 4년 전 여객기 추락 이유 밝혀졌다

2017-0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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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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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라이온에어 여객기 해상 추락사고의 진상이 4년 만에 밝혀졌다.

마약으로 인한 환각 상태에서 여객기를 몰던 조종사가 활주로를 지나쳐 바다 위에 비행기를 착륙시켰다는 것이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립마약청(BNN) 부디 와세소(일명 부와스) 청장은 12일 발리에서 열린 불법마약퇴치 프로그램(P4PGN) 출범식에서 "해당 여객기의 조종사는 환각 상태에서 사고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으로 인한 환각 때문에 실제보다 활주로가 넓다고 생각한 탓"이라면서 "실상 그는 바다를 향해 기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부와스 청장은 사고 이후 승무원의 소변과 혈액, 모발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조종사에게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껏 이런 사실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최대 민간 저가항공사인 라이온에어의 보잉 737기는 지난 2013년 4월 13일 승객과 승무원 108명을 태우고 서부 자바주 반둥을 떠나 발리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다 활주로에서 50m 떨어진 바다에 비상착륙했다.

이 충격으로 여객기 동체가 두 동강이 났고,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과 2개월전 출고된 신품 항공기였던 해당 여객기에서는 아무런 기계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러운 돌풍과 조종 실수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됐으나 사고 원인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사고는 지금껏 항공 역사의 여러 미스터리 중 하나로 간주돼 왔다.

2013년 4월 13일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바다에 추락한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항공편의 잔해 주변에서 활동 중인 현지 구조대원들. [AP=연합뉴스자료사진]

일각에선 인도네시아 항공 당국이 사고원인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3년 당시 항공 당국은 해당 항공기의 조종사와 부조종사에 대한 마약·알코올 검사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었다.

라이온에어 측은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내선 저가항공사 소속 조종사의 음주와 마약 중독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달 초 진행된 당국의 기습 단속에선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수시에어 조종사 두 명의 헤로인 복용 사실이 적발됐고, 지난달 28일에는 역시 저가항공사인 시티링크 소속 조종사가 만취한 채 비행기를 띄우려다 승객들에게 저지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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